대부분 100명미만 소규모 교회 “온라인 예배 시설 갖출 형편 안돼”
부산시 “집합금지명령 검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교회 대면 예배가 금지된 가운데 첫 일요일인 23일 부산과 충남 인천의 교회 1400여 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대부분 교인 100명 미만의 소규모인 이들 교회는 “온라인 예배 설비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부 방역의 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관내 교회 1765곳 일제 점검 결과 279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로·호산나 교회 등 중·대형 교회는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한 건 국가 방역 체계에 대한 도전이자 시민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변 대행은 임영문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 대표를 만나 비대면 예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부기총은 전날 각 교회에 보낸 공문에서 “부산시의 일방적인 행정명령은 종교 자유를 명시한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처”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적발된 교회 279곳 중 명백한 명령 위반이 확인된 곳엔 집합금지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 경우 31일까지 교회 출입이 금지되고 이를 어기면 형사 고발된다. 다만 이 중 70여 곳이 대부분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교회로 알려져 적용 범위를 고심 중이다. 시 관계자는 “대면 예배를 본 교회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킨 건 다행이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 협조가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현장 점검 때 “대형 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 시설을 갖추지 못해 교인 피해가 크다”고 반발한 곳이 많아 방역 조치에 대한 비협조가 지속될 우려가 높다.
이날 각 지자체 점검 결과 충남에서 3113곳 중 751곳이, 인천에서 4074곳 중 378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회 역시 대부분 소규모여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예배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도권의 교회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했다. 동아일보가 서울, 경기 성남 등 수도권 소재 교회 20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이번 주 수요예배, 주일예배 등을 온라인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었다.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약 1만2000석을 갖춘 예배당에 온라인 제작을 위한 20명만 배치한 채 예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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