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국 확산 비상]
김포 초등생 등 교육현장 감염 속출… 확진학생 학원 접촉자도 많아 우려
교사들 “무증상 많아 등교 위험, 학교라도 거리두기 3단계” 목소리
교육부 “선제적 조치 요청 안할것”… 경기, 기숙학원 퇴소놓고 반발 커져
학생과 교사, 학교 현장 봉사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잇따르면서 등교를 앞둔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따른 등교 인원 제한으로 일주일에 한두 차례 등교를 해봐야 학습 결손을 메우기 어렵다며 등교 거부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학교에 대해서만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상향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교육부는 방역당국이 판단하기 전까지 선제적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곳곳에서 학생과 교사, 교육봉사자 등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경기 김포시에서 초등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학생은 사흘 전인 20일 등교를 했고 돌봄반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이 학생과 같은 층에 있던 학생과 교직원 등 158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강원 춘천시에서도 초등학생 2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춘천지역 모든 학교는 24일부터 28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전날엔 서울 노원구와 중랑구의 중학교에서 각각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이 나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이들이 다니는 학원에서의 접촉자도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 학생 8명이 다닌 학원은 모두 5곳인데 5개 학원과 관련한 접촉자만 21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원에서의 동선과 접촉자가 파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서울 지역 학부모 최모 씨는 “요즘은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하다 보니 엄마들의 경계심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올 초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1차 유행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는 한 초등학교에서 활동한 교육봉사자가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해당 학교가 다음 달 4일까지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강원 원주시의 한 유치원 교사와 관련한 감염자는 23일 11명으로 늘어났다.
교육부는 방역당국이 수도권에 적용되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함에 따라 26일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 초·중학교도 학교 밀집도를 3분의 1 이내, 고교는 3분의 2 이내로 강화한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맘카페 등에서는 등교를 거부하겠다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는 “가정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 출석을 인정받고 집에 데리고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강모 씨는 “학교 밀집도만 3분의 1로 유지될 뿐 정작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교실 밀집도엔 제한이 없다”라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도 단원평가만 받다 오는 데다 선생님이 친구들과는 대화도 자제하라고 하는 상황이라 학업으로나 사회성 면에서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지역 한 초등교사 이모 씨는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고 해 너무 걱정된다”며 “학교에 대해서만이라도 먼저 3단계 조치를 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강화 조치에 따라 기숙학원을 포함한 300명 이상 대형 학원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경기지역 일부 대형 기숙학원에서는 학부모들의 반발로 학생 퇴소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그동안 외부출입 없이 기숙학원 내에서만 공부해왔는데 퇴소하면 위험과 혼란만 커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A입시학원 관계자는 “다음 달 3일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가 시작되고 16일이면 9월 모의평가를 봐야 하는데 지금 학생들이 퇴소하면 등록 주소지를 다 바꿔야 해 자칫 평가 자체를 못 보는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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