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야” 의료계 한목소리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24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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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23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23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이번 대유행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이라도 서둘러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누그러뜨리지 못한다면 전국적으로 대규모 확산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66명이며, 그중 지역 발생은 258병이다. 258명 가운데 수도권만 201명으로 최근 대유행의 대부분의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생활권이 하나로 묶여있는 수도권만이라도 일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감염 고리를 끊고 확진자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건 측면에서 보더라도 수도권은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에 한해서는 신규 확진자가 수일간 세 자릿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지난 11~15일 사이 이미 충족된 바 있다.

최재욱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서울과 경기 지역에 한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계속 얘기돼 왔다”며 “서울과 경기 지역이 갖는 파급 효과와 충격이 다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3단계로 격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셧다운이 되면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우려된다면서 결론적으로 3단계 격상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천 교수는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무증상 감염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며 “바이러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어 격리 외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셧다운을 하지 않고 경제 활동을 계속한다면 방역과 관련된 일이 많아지고 결국 우리나라는 방역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도 경제 상황이 마비인데 이 상황을 길게 가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조치해 확진자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병상 확보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수도권 공동 병상가동률은 63.9%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언제 가득 찰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일에는 이 지표 80.8%까지 치솟았다가 서울시가 태릉선수촌 등 급히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면서 급한 불을 끈 상태다.

그러나 태릉선수촌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는 개소하고 나흘 만에 정원의 97%가 차는 등 벌써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 6월부터 운영하던 남산 생활치료센터도 이미 정원의 98%가 들어찼고, 한전인재개발원에 문을 연 지 하루 만에 수용률이 20%에 이른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병상 부족 상황이 이미 발생하기 시작해 대기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병상 확보에 대한 부분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수도권에 이어지는 전파 고리를 끊지 못할 경우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3단계 격상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인원이 전국으로 흩어지면서 ‘n차 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며, 방역에 비협조적인 이들을 통한 무증상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의료계도 집단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감염학회와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등은 성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됐지만, 이러한 수준의 조치로는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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