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태풍은 지난해 9월7일 오전 제주 서해상을 지나쳐서 낮 12~1시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지나친 뒤 오후 6시 북한 평양을 덮쳤다. 이후 8일 자정쯤 중국과 맞댄 국경을 넘어 한반도 영향권을 벗어났다.
당시 태풍으로 인한 바람의 순간 최대풍속은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 54.4㎧로 역대 5번째를 기록했으며, 제주 애월읍 윗세오름에서는 419.0㎜ 강수가 기록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당시 피해사례를 확인해보면 사망자는 3명, 12만 7800가구 이상이 정전피해를 입었고, 시설피해도 164건(사유 128, 공공36)이 발생했다.
이런 과거 상황과 비교하면 바비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바비로 인해 26일부터 27일 사이 예상되는 강수량은 지리산 부근과 제주에 100~300㎜가 전망되며, 제주 산지 많은 곳은 500㎜ 이상이 쏟아질 수 있다.
전라지역에는 50~150㎜, 그 밖의 전국에는 30~100㎜의 누적강수가 전망된다.
제주와 전라 해안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 40~60㎧(시속 144~216㎞) 바람이 불고, 그 밖 서쪽지역과 남해안에 최대순간풍속 35㎧(시속 126㎞)의 바람이 예상된다. 예상되는 자연현상 규모만 보더라도 링링의 위력을 상회하는 전망이다.
태풍이 서해를 지나가는 속도 차이도 우리나라에 미칠 강수, 강풍 영향의 차이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비는 시간당 13㎞ 속도로 북상 중이며, 서해를 지날 때도 10~20㎞ 정도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링링이 내륙 근처에서 시간당 30~35㎞ 속도로 이동한 것보다 훨씬 느리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모든 조건이 같다면 태풍의 속도가 느릴 때는 강수 영향이, 빠를 때는 바람 영향이 크다”면서도 “이번 태풍 영향과 앞선 링링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태풍 바비의 특보는 24일 밤 제주 남쪽 먼바다 해상을 시작으로 25일 오후에는 제주와 남해안, 26일 오전에는 전라지역, 26일에는 전북과 충청, 경상 서부지역에 발효될 전망이다. 26일 밤에는 서울과 경기 대부분 지역에 발효될 것으로 보이며, 27일 새벽에는 강원까지 발효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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