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린 국회 예결위 ‘마스크 꼼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5일 03시 00분


[코로나 전국 확산 비상]
출석한 장관들-일부 참석 의원, 질의-답변 안할땐 마스크 벗어
방송 본 시민들 항의… 제대로 써
김원웅 광복회장, 마스크 없이 회견… 통합당 의원들에 “패역의 무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항의 전화가 오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24일 오후 예결위 도중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0시부터 서울 전역에서 실내외 구분 없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예결위에 참석한 의원과 장관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는 항의가 잇따르자 위원장이 직접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오늘 회의는 국회방송으로 생방송 중”이라며 “방송 화면에는 질의하는 의원과 답변하는 기관장 모습만 나오는데, 일부 시청하는 국민들로부터 의원과 기관장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항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편해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질의, 답변을 하시는 게 국민들 보시기에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메라가 예결위장 전체를 비추는 과정에서 자신의 질의 및 답변 순서가 아니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는 의원, 장관들이 화면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예결위에 출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답변했다. 이후 정 위원장의 지적이 있은 뒤에는 질의하는 의원도, 답변하는 장관들도 마스크를 썼다.

국회 관계자는 “서울시의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 장관들이 불편한 탓에 잠깐 마스크를 벗었던 것 같다”며 “국회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2주간 외부인의 국회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입법 활동을 위한 국회 본회의, 예결위, 상임위원회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노 마스크’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인 소통관에서도 발생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친일 청산’ ‘친일파 국립묘지 파묘’ 등을 주장한 광복절 기념사를 비판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패역의 무리”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마스크 없이 소통관에 들어선 김 회장은 약 10분 동안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회장의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코로나19 재확산#국회#마스크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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