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거리 곳곳에 밤새 부러진 나뭇가지와 쓰러진 입간판이 널려있어 출근길이 다소 어수선한 27일 오전 7시 서울 강북구 수유역 5번 출구 앞.
한 휴대폰가게는 태풍에 대비해 유리창에 ‘X’자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여놨고, 일부 상가는 지하계단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놓았다.
우산을 쓰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거센 바람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몇몇은 아예 우산을 접고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같은 시각 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도 상황은 비슷했다. 우산이 뒤집힐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태풍의 영향은 있었으나 시민들은 출근길에 지장을 줄 정도의 위력은 아니라고 말했다.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적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수유역 입구에서 만난 30대 여성 정지영씨(가명)는 “뉴스에서 초강력 태풍이라고 하던데 못 걸을 정도는 아니고 비바람 때문에 빨리 걷기 힘든 정도”라고 말했다.
버스를 기다리던 김정현씨(30대·가명)도 “제주도에는 건물도 부서지고 물난리도 났다고 하는데 서울은 멀쩡하다”며 “큰 태풍은 아닌 것 같다”고 안도했다.
최모씨(50)도 “바람은 세게 부는데 걷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라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길음역을 빠져나오던 박모씨(40대)는 “뉴스에서 ‘역대급’이라고 했는데,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비도 많이 안 오고, 바람도 세지 않아 출근길에 불편한 건 못 느꼈다. 기상청을 못 믿겠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30대 여성 소연주씨(가명)도 “태풍 때문에 15분 일찍 나왔다”며 “집 앞에 나뭇가지들이 떨어져 있던 것 말고 피해 상황을 보지는 못했다”고 거들었다.
27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밤 서울에는 태풍 관련 피해가 약 40건 신고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소방 관계자는 “(태풍 ‘바비’로 인한) 피해 접수는 적은 편”이라며 “평상시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 때 수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