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비바람을 동반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던 태풍 ‘바비’가 비교적 큰 피해 없이 물러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27일 오전 4시경 인천 앞바다를 지나 5시 45분경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에 상륙했다. 이후 중국 하얼빈 인근에서 소멸했다. 전국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 수도권 등에 내려졌던 태풍 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바비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설 피해는 이날 오후 4시 30분까지 모두 550건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이 401건, 사유시설은 149건이다.
정전 피해를 겪은 가구는 전국에서 1만450가구에 이르렀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약 98%는 응급 복구가 완료됐으나 인천·경기 지역 212가구는 아직 전기 공급이 끊겨 있다. 충남 태안의 한 양식장은 일시 정전으로 가동했던 비상 발전기마저 과부하로 멈춰 넙치 200만 마리가 폐사했다.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서 주택 지붕이 파손돼 일가족 5명이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이달 초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했던 전남 곡성군 오산면 인근 주민 29명은 26일 인근 숙박시설로 대피했다가 27일 오전 모두 귀가했다.
항공기는 전날부터 모두 11개 공항에서 478편이 결항했고 여객선은 98개 항로, 131척의 발이 묶였다. 유선(유람선) 143척과 운송 목적의 도선 88척도 통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의 세력 자체는 과거 큰 피해를 남긴 2012년 ‘볼라벤’이나 지난해 ‘링링’보다 강했다. 하지만 북상하는 과정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이동 경로가 서쪽으로 움직임에 따라 강풍이 대체로 서해상에 집중되며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상청은 최대 순간풍속 초속 40∼60m의 바람이 한반도 내륙까지 몰아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김포공항이 초속 25.9m 등으로 예상보다는 약한 바람이 불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