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깜깜이 감염 급증에 경고
신규확진 441명… 신천지 이후 최다
丁총리 “3단계 올릴지 판단할 시점”
光州 종교-다중시설 집합금지 명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을 경고하는 신호가 잇달아 켜지고 있다. 한 곳의 집단감염이 집 학교 직장 등으로 파고들고, 지역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집단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더 이상 안전한 지역도, 일상공간도 찾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41명. 대구경북에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오던 3월 7일 이후 가장 많다. 173일 만이다. 최근 2주간 확진자는 3936명으로 늘었다. 이날 수도권 확진자는 코로나19 발병 후 처음으로 300명을 넘었다. 서울의 확진자(154명)도 가장 많았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 하루에 100명이 넘은 것도 3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대유행의 악몽이 남아 있는 대구에선 56일 만에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시는 하루에 확진자 39명이 쏟아지자 종교시설과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다. 이제 전국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의 원인은 ‘깜깜이 집단감염’이다. 최근 들어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확진자 1, 2명이 아니라 한 번에 여러 명의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 아파트(28명) 집단감염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바이러스가 조용히, 넓게 퍼진 걸 뜻한다. 27일 신규 확진자의 약 33%, 2주간 확진자의 19.4%가 깜깜이 환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코로나19 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지 때보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거리 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16일 수도권 거리 두기 2단계 실시 후 첫 주말(22, 23일) 이동량은 직전 주말보다 16.9% 줄어드는 데 그쳤다. 대구경북 유행 당시 감소량(38.1%)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제 악수하는 행동도 과거로 보내고 잊어야 한다”며 “모두의 단합과 변화가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번 주말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거리 두기 격상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감염병 전문가 간담회에서 “3단계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조금 더 상황을 보자는 국민도 있다”며 “어떻게 할지 판단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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