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유지하되 ‘식당·카페’ 시간 제한…사실상 2.5단계,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8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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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단위 2단계 시행 일주일 채 안돼
방역 강화 효과, 더 지켜보자 판단한듯
카페·식당 운영 제한은 사실상 2.5단계
경제 피해 최소화와 확산 억제 노린듯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일주일 더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고위험시설이 아닌데도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식당과 카페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만큼 사실상 2.5단계로 풀이된다.

2단계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3단계로 격상할 경우 미칠 사회·경제적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주말에 종료되는 수도권의 2단계 거리두기를 한 주 더 연장한다”며 “(중대본) 회의에서는 음식점·카페 등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업소의 영업 방식과 운영 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과 경기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발표하면서 8월30일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총리가 언급한 식당과 카페는 2단계에서 정부가 집합 금지 조치를 하는 고위험 시설이 아니다. 카페는 중위험시설에 해당하는 시설이며, 음식을 담으면서 사람 간 접촉이 발생할 수 있어 고위험 시설로 지정된 뷔페를 제외하면 식당은 중위험시설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이들 시설에선 최근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했다. 파주 스타벅스와 관련해선 26일 낮 12시 기준 이용자 28명을 비롯해 추가 전파까지 66명이 확진됐다. 안양시 분식점과 관련해서도 2곳에서 종사자와 이용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과 강남 커피전문점·양재동 식당에서도 이용자 등이 다수 확진됐다.

역학조사 결과 고위험 시설이 아니지만 사람들이 밀집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면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면서 마스크 착용이 이뤄지지 않는 시설인 까닭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시설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때 이뤄지는 조치다. 3단계로 격상되면 음식점, 쇼핑몰, 소매점 등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이 의무화되고 이용 인원 제한과 함께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집합제한)된다.

카페는 중위험 시설에 해당해 3단계 땐 고위험 시설과 함께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지지만 2단계 땐 조치 대상이 아니다.

2단계와 3단계 사이에서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배경에는 방역 강화 조치의 효과가 아직 나타날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5일 서울과 경기를 대상으로 2단계 조치를 발표하고 16일부터 이를 적용했는데, 인천이 포함된건 19일부터다. 고위험시설 운영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밀집하는 모임·행사 등을 전면금지한 것도 19일부터였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완전한 시행 시작을 19일이라고 고려하면 이 조치가 시행된지 10일째다. 통상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는 14일이어서 방역 조치가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14일은 지나야 한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건 23일부터다. 전국 단위로 생각하면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건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아울러 사회·경제에 미칠 파급력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의 모임·행사와 고위험시설 운영 금지 외에도 300인 미만 학원, 놀이공원, 실내체육시설, 영화관, 카페 등 중위험시설도 집합금지 대상이 돼 운영을 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며 최소한의 경제활동은 보장하면서도 이용도와 밀집도가 높은 카페와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방역을 강화해 확산세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불편한 점이 많아지겠지만 국민들께서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일각에서는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그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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