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전임의 43명 집단 사직서 제출
전공의들 사표, 정부 고발후에도 계속 이어져
대형병원 교수들도 파업 동참할지 여부 관심
정부가 28일 업무개시 명령을 위반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에 대한 형사 고발에 나서자 전임의(펠로)들이 줄줄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섰다.
전공의들의 선배 격인 전임의들은 이날 정부가 수도권에 한정됐던 업무개시 명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자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며 각 병원별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의사는 의대를 졸업한 후 국가시험을 통과한 일반의, 각 수련병원에서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을 마친 전문의, 전문의 자격증 취득 후 1~2년 세부 과정을 더 공부한 전임의 등으로 나뉜다. 전임의들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선배인 셈이다.
◇“69개 병원에서 전임의 80% 이상 사표”
전임의들은 지난 27일에 이어 각 병원별로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27일 전국 69개 병원 전임의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의 건강과 대한민국의 의료체계가 망가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이번 정부의 정책추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 한다”며 “현 사태로 인해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처벌을 받게 된다면 더욱더 뭉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의 한 전임의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전공의와 전임의의 95% 이상이 사직서를 결의한 것으로 안다”며 “전임의의 경우 보수적으로 잡아도 80% 이상은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속 전임의 43명도 이날 집단 사직서 제출 행렬에 동참했다.
고대구로병원 전임의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임의들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불철주야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며 “그러나 정부는 저희를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제 밥그릇만을 찾는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본원 응급실 및 소아청소년과 소속 특정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을 원내에 게시해 형사고발 될 수 있음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정책의 완전 철회 및 의료계와 원점에서 다시 논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전공의들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힘을 더하여 함께 투쟁할 것을 천명하고자 임상강사들은 금일부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덧붙였다.
고대구로병원 한 전임의는 “전체 60명의 전임의 중 응급의학과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43명의 전임의가 사직서 제출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전공의들, 형사 고발에도 사직서 제출 이어가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에 사직서 제출로 맞대응에 나섰던 전공의들은 28일부터 본격적으로 각 수련 병원에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24시간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는 ‘블랙아웃’을 진행 중이라 정확한 사직서 제출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면서도 “어제까지 전체 전공의의 70% 가량이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는데 오늘은 그것보다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의 고발 조치 등을 비롯해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 이후 ‘이런 취급을 당하느니 병원을 그만두겠다’, ‘강압적으로 의사들을 통제하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업무를 보기 어렵다’며 자발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해왔다.
특히 이날 정부가 수도권 수련병원에 한정했던 업무개시 명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10명의 의사를 경찰에 고발하자 “대화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더욱 강경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대전협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가 안 된다. 이건(고발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정부가 고발을 하든 취소를 하든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목소리 내기 시작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에서 상당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사직서 제출까지 결의하며 파업을 이어나가자 교수들도 잇따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해 졸속으로 수립된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의학교육전문가가 포함된 의정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함으로써 의대생들을 교육 현장으로 돌려놓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진들도 지난 26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은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보건의료발전계획 차원에서 신중하고 면밀히 다뤄져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후 정부와 의료계는 원점부터 심도 있는 공론화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대학병원 교수협의회에서는 교수들도 파업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임의는 “정부가 고발 조치를 한 만큼 다음번에는 교수들이 나서줄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까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다음 주부터는 교수들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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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8 18:19:21
올해 상반기 코로나로 의료현장은 힘들었다.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사들과 어떤 상의도 없이 그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강제로 밀어 부치는 건 앞으로도 쭉- 고생하면서 '의료 노예'로 살란 말이다. 파업을 지지한다.
2020-08-28 20:17:15
잘못된 정책을 화합과 상생과 협치없이 일방적으로 몰아 부치고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는다고 형사고발까지 하는 정부의 행태에 두려움을 안고 항거하는 의대학생과 전공의들 그리고 의료계 결연한 의지와 행동에 함께하며 응원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사즉생 생즉사.!
2020-08-29 00:05:45
전공의고발조치? 정부라는게?! 국민들에 건강과안녕을 저해하고 탐욕에만 눈멀고 귀멀고 영혼마저 뒤틀어진 괴물이된 현정권은 정부가아니다!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의사들을 거리로 내몰고 옷을벗기려하는 현정권에 맞서 싸우시는 모든의사분들~!!적극 지지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