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만 장사해서라도 어떻게든 버텨야죠. 8일간 국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잘 지켜서 확산세가 잡히는 것이 우선이니까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먹자골목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유효필 씨(51)는 28일 깊은 걱정과 함께 자구책 찾기에 나섰다. 유 씨는 “배달거리를 늘리는 방법으로 이번 조치를 버텨야겠다”고 말했다. 유 씨의 곱창집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영업한다.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하면서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8일간 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만 정상 영업하고 다음 날 오전 5시까진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하다. 음식점과 카페, 학원, 독서실, 체육시설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가게 내에서도 최소 1m 거리를 유지하고 역학조사 때문에 출입 명부까지 작성해야 한다. 바쁜 점심시간에 명단 받기엔 일손도 부족하고 모처럼 손님이 왔는데 거리 유지가 안 된다고 돌려보내는 것이 가능하냐”고 말했다. 야간에 문을 열고 포장과 배달이 어려운 호프집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종로의 한 호프집 사장은 “9시에 문을 닫으란 것은 아예 문을 열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네 카페와 달리 매장 내 음식과 음료 섭취가 금지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점주들은 “같은 자영업자인데 프랜차이즈 영업만 제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도리어 강화된 방역 조치를 기회로 삼겠다는 자영업자도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방모 씨(33)는 “긴 장마와 태풍으로 원래도 손님이 확 줄어든 상황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이번 정부 조치를 계기로 배달주문 메뉴를 늘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문을 닫아야 하는 학원과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노원구의 학원에서 중고교생을 가르치는 김모 씨는 “수업료를 이월해달라는 학부모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위험시설로 지정돼 19일부터 문을 닫은 PC방과 노래방 업주들은 8일간 더 문을 닫게 됐다. 서울 중랑구의 PC방 업주 30대 김모 씨는 “눈앞이 깜깜하다. 확산세가 이번에는 잡히길 바란다”며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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