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내부 갈등 있었나…“다수가 파업중단 원해” “안건 폐기됐을 뿐”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31일 11시 00분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기로 한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한 전문의가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전임의 파업으로 교수들의 진료부담이 과중해지자 이날부터 일주일간 내과 외래진료를 축소하기로 했다. 2020.8.31/뉴스1 © News1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기로 한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한 전문의가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전임의 파업으로 교수들의 진료부담이 과중해지자 이날부터 일주일간 내과 외래진료를 축소하기로 했다. 2020.8.31/뉴스1 © News1
단체행동(파업)을 중단하는 안건이 부결된 지난 29일 투표 결과를 놓고 전공의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수 전공의들이 파업 중단을 원했다는 주장과 투표 안건이 부결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의견이 맞서는 상황이다.

재투표 끝에 과반 이상 전공의들이 파업 중단을 반대하는 것으로 지난 30일 결론이 났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는 1차 부결에 이은 재투표의 정당성을 꼬집었고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대의원들이 사퇴를 표명했다.

31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9일 밤 10시부터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들은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에 대한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1차 표결 안건은 기존에 알려진 ‘파업 지속 여부’가 아닌 범의료계 통합 합의문을 받아들이고 집단 휴진 등 단체행동을 중단할 것을 범의료계 단체에 상정하는 내용이었다.

투표 결과,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에 대한 찬성 49표, 반대 96표, 기권 48표가 나왔다. 97표 이상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이후 비대위원장 직권으로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 안건이 상정돼 재투표에 들어갔다.

그 결과 찬성 39표, 반대 134표, 기권 13표가 나왔다. 파업 중단을 반대하는 표가 과반을 넘어 파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결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파업이 계속된다는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투표 절차에 부당함을 지적했다. 복지부는 “1차 투표에서 파업 지속 추진이 부결됐던 투표 결과를 뒤집기까지 해 집단휴진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전공의 단체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결정”이라고 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1차 투표는) 정부 주장이나 언론에 보도된 내용처럼 단체행동 지속 여부를 두고 의결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단체행동 중단 여부에 대해 어느 쪽도 과반을 넘지 못해 안건이 폐기된 것이지 무리하게 재투표를 했다는 정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비대위 내부에서도 투표 절차와 결과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 일부 비대위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사퇴를 표명해 의견 수렴 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전공의들은 이메일을 통해 “비대위 다수가 타협안대로 국민 건강과 전공의 전체의 이익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길 원했다”며 “합의문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급박하게 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문은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의학 교육 및 수련병원 협의체가 서명한 것으로 국회 내 범의료계와 정부 구성 협의체를 조성하고 원점에서 재논의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전협 비대위는 “정부 측은 합의를 제안하면서도 줄곧 원점 또는 전면 재논의라는 단어를 명문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단체 행동 유지에 대한 안건이 없었던 만큼 부결된 사실도 없음을 재차 밝힌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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