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거주하는 김석현씨(가명·73)는 추석 연휴 본가가 있는 대전으로 향하는 KTX표를 구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추석 기차표를 온라인과 전화로만 예매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열어 전화 예매를 시도해 봤지만 “통화량이 많아 상담원 연결이 불가합니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여러 번 전화를 걸었으나 결국 실패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추석 KTX는 100% 온라인과 전화 예매로만 가능하다고 공고했다.
이번 조치로 매년 명절을 앞두고 매표소 앞에서 긴줄을 이루던 승객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공고를 확인하지 못해 서울역을 찾은 사람들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현장 예매에 실패한 김씨도 “9시에 오면 항상 (안전선) 끝까지 줄이 서 있었다. 매년 일찍 와서 표를 사 갔다”며 달라진 풍경에 당혹스러워했다. 이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예매를 할 수 있나”라며 불편을 털어놓기도 했다.
철도공사가 노인과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1일에는 경로, 장애인 승객의 예매를 먼저 받고 2일부터 일반 예매를 받는다고 했지만 온라인과 전화를 이용한 예매에 익숙지 못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지난 14년 동안 명절 귀성을 위해 서울역을 찾아 직접 표를 구입해왔다. 김씨는 “올해도 뉴스를 통해 발권을 날짜를 확인했다. 그러나 예매 방식이 달라진 건 생각도 못 했다”며 한국철도의 공고 방식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심지어 김씨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계속해 철도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한 차례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안되면 버스라도 시도해봐야지. 아니면 일하는 곳 젊은 사람한테 부탁을 드려봐야겠다”며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한편, 추석 연휴인 이달 29일부터 10월4일까지 운행하는 KTX·ITX새마을·무궁화호 열차와 관광열차 등의 승차권은 온라인과 전화로만 예약할 수 있다. 예매 1일차인 오늘은 65세 이상 경로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체 좌석의 10%를 우선 배정하며 일반 승객은 오는 2일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SRT의 경우 마찬가지로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추석 승차권을 비대면으로 판매한다.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경로대상자와 장애인대상으로 좌석의 10%를 우선 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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