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부사관이 출근길에 추락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아파트 경비원을 응급 처치해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군수사령부 예하 탄약지원사 5탄약창에서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는 홍희선 상사(39·사진)가 주인공이다.
홍 상사는 7월 17일 오전 충북 제천시 동현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출근하던 중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를 듣고 급하게 뛰어갔다. 현장에는 이 아파트 경비원 이모 씨(75)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사다리에 올라가 수목 제거 작업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홍 상사는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몇분 뒤 이 씨는 의식을 찾았지만 머리 뒷부분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홍 상사는 입고 입던 러닝 셔츠를 벗어 출혈 부위를 누르며 지혈을 했다. 119응급구조차가 도착한 후에도 환자가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홍 상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부대로 향했다. 당시 홍 상사의 응급처치 장면을 본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감사인사를 했다.
홍 상사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한 이 씨는 “생명을 구해 준 홍 상사께 무척 고맙고 훌륭한 군인이 이웃이어서 든든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씨는 이달 초 퇴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에 아파트 주민 대표 양창배 씨가 홍 상사 근무하는 5탄약창장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면서 알려졌다. 양 씨는 편지에서 “위대한 대한민국 군인정신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지금까지도 감동의 여운이 남게 했다”며 “자랑스러운 부대원과 한 지붕 아래서 공동생활을 함께하는 것이 영광이고 행복이다. 주민을 대표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썼다.
홍 상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사관 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평소 틈틈이 응급처치 방법을 배운 게 이번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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