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의식 잃은 경비원 생명 구한 현역 육군 부사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일 21시 49분



현역 육군 부사관이 출근길에 추락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아파트 경비원을 응급 처치해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군수사령부 예하 탄약지원사 5탄약창에서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는 홍희선 상사(39·사진)가 주인공이다.

홍 상사는 7월 17일 오전 충북 제천시 동현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출근하던 중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를 듣고 급하게 뛰어갔다. 현장에는 이 아파트 경비원 이모 씨(75)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사다리에 올라가 수목 제거 작업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홍 상사는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몇분 뒤 이 씨는 의식을 찾았지만 머리 뒷부분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홍 상사는 입고 입던 러닝 셔츠를 벗어 출혈 부위를 누르며 지혈을 했다. 119응급구조차가 도착한 후에도 환자가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홍 상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부대로 향했다. 당시 홍 상사의 응급처치 장면을 본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감사인사를 했다.


홍 상사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한 이 씨는 “생명을 구해 준 홍 상사께 무척 고맙고 훌륭한 군인이 이웃이어서 든든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씨는 이달 초 퇴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에 아파트 주민 대표 양창배 씨가 홍 상사 근무하는 5탄약창장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면서 알려졌다. 양 씨는 편지에서 “위대한 대한민국 군인정신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지금까지도 감동의 여운이 남게 했다”며 “자랑스러운 부대원과 한 지붕 아래서 공동생활을 함께하는 것이 영광이고 행복이다. 주민을 대표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썼다.

홍 상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사관 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평소 틈틈이 응급처치 방법을 배운 게 이번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제천=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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