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환경이야기]‘아픈 지구’ 살리기 위해 청소년들이 팔 걷고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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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툰베리, 1인 시위하며 기후위기 극복 나서
‘탄소제로 지구’ 위한 환경교육 필요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세계 곳곳의 학생들이 기성세대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10대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그레타 툰베리(가운데)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후 재앙 반대 운동에 참여한 모습. 동아일보DB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세계 곳곳의 학생들이 기성세대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10대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그레타 툰베리(가운데)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후 재앙 반대 운동에 참여한 모습. 동아일보DB
지난해는 탄소시대에 종언을 고하는 움직임에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각국 학생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019년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앞서 툰베리는 2018년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어른들에게 지구 온난화를 방치하지 말라고 촉구한 툰베리의 행동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2019년 각국의 학생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 등의 단체를 만들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함께 행동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나선 환경운동

우리나라에서는 올 3월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청소년 19명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회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 생명권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어른들은 학생들을 어린아이로만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철부지가 아닙니다. 일례로 1960년 일어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주인공은 당시 마산상고에 재학 중이던 김주열 열사였습니다. 당시 희생자 중에서도 초중고교생이 많았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움직이는 만큼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것을 동원해서 전환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환경 분야에서 10대가 움직인다는 것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오래 살 그들은 미래를 가장 걱정하는 세대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걱정하게 만든 이는 바로 기성세대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탄소시대에서 태양시대로 전환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환경교육

탄소시대를 끝내기 위해 학생과 교사, 학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실천해야 합니다. 먼저 학교를 탄소 소비의 장소에서 탄소 저장의 장소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화석연료를 과다 소비하는 장소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소로 변신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건물 자체가 ‘제로 에너지 하우스’가 되어야 하고, 학교에서의 생활 방식이 다가올 미래 생활을 반영하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0여 년 전부터 에너지 제로 스쿨(ZES·Zero Energy School) 개념을 연구해 왔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전국 학교에 도입해야 합니다. 인공 시설뿐만 아니라 자연적으로 탄소를 저장하는 학교 숲, 연못, 텃밭 등 생태공간을 갖추어 생태 회복을 통한 기후위기 극복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둘째, 모든 학교 구성원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충분한 소양을 갖추어야 합니다. 교직원들은 기후위기의 원인과 예상 시나리오를 숙지해야 하며,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가르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극복에 필요한 필수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학교장이 책임을 지고 이행하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교육 과정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내용으로 재구조화해야 합니다. 모든 교과가 협력해서 기후위기 교육을 통합적으로 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극복에 필요한 인간상을 정립하고, 각 교과에서 융합적인 지식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새로운 교육 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기후위기 극복을 같이 실천해야 합니다. 기후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이런 위기를 발생시킨 인류가 스스로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도한 탄소 배출을 하게 만드는 경제와 기후위기를 연관 짓지 못하게 되고, 나의 생활은 기후위기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직원과 지역 주민들이 지역과 학교를 연결지어 학생들이 통합적으로 기후위기를 바로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 매개체로 에너지, 화폐, 폐기물, 농축수산물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이 매개체가 지역사회와 학교를 순환하는 과정을 학생들에게 교육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나라에 환경교육이 도입된 이후 대부분 제안되어 왔던 것들입니다. 그러나 아주 일부 학교에서만, 그리고 일부분만 실천되고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 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확산시키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상도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급속하게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교육 서비스의 소비자가 된 측면이 있습니다. 4·19혁명에서 보듯 과거에는 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또 행동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사회 문제에 보다 많이 관심을 기울이는 성숙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시대에 맞는 환경교육을 정립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길이겠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꼭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이수종 신연중 교사
#툰베리#10대 환경운동가#1인 시위#탄소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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