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확진자 수는 하루 2000명대다. 우리는 최근 급격히 늘었다고 하지만 300명대다. 독일 인구가 우리나라의 약 1.6배인 점을 고려해도 독일이 훨씬 많다. 이런 독일에서 최근 코로나 콘서트 실험 공연이 열렸다. 대규모 실내 행사에서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 과학적으로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할레 의과대학이 주도했고 18∼50세의 건강한 지원자 220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조건을 달리해 세 차례 콘서트를 열었다. 첫 번째 콘서트는 거리 두기 조치 없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처럼 열었다. 두 번째는 그룹을 나눠 각 그룹별로 지정된 통로로만 드나들고 홀 내부에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했다. 세 번째는 입장객 수를 절반으로 줄여 사방으로 1.5m 간격을 두고 앉도록 했다. 다만 실험 대상 전원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발열 체크를 하고 입장한 뒤 실험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점은 동일했다. 실험 결과는 6주 후쯤 나온다.
스웨덴은 대부분 유럽 국가가 엄격한 봉쇄를 하는 동안에도 국민이 제약 없이 식당을 방문하고 쇼핑하고 체육관에 다니도록 했다. 휴교령도 내리지 않았다. 이 같은 ‘집단 면역’ 실험은 사망자 5000명을 넘기며 일단 실패로 평가받고 있다. 스웨덴의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대로 떨어졌지만 하락 추세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다만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은 봉쇄 조치를 취한 나라들은 하반기 제2차 대유행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스웨덴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위 있는 면역학자로 영국 정부 연구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크 월포트 박사가 BBC 인터뷰에서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독감 예방접종을 매년 하듯 코로나는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독감이 그랬듯 코로나19도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으로 들린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만 최대한 억누르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가 독감처럼 연례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열어둬야 한다.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실험은 사람의 목숨을 건 지나친 것이라 하더라도 독일처럼 코로나 속에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과학적 실험은 의미가 없지 않다. 봉쇄 아니면 완화의 이항 선택, 혹은 막연히 몇 명 이상 모임 금지 식의 접근을 넘어, 함께 모여 즐기고 싶은 인간의 본성과 방역의 불가피성 사이에서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는 과학적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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