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이 엄중한 상황에서 방역 관리의 한 축을 맡는 현직 경찰서장이 술을 마시며 20~30대 여성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동석자가 술값을 계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 A 서장(경무관)은 지난달 21일 오후 음식점 종업원의 신체를 만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일 KBC 광주방송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단추가 모두 풀린 카라티를 입은 남성이 힘으로 여성 종업원을 끌어당기고 신체 부위에 손을 댔다. 다른 여성의 팔을 붙잡고 손을 끌어당겨 술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가게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접객 행위를 강요하면 안 되는 곳이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옆에 앉는 곳이 아니다 착석하고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말을 했는데 뭐 괜찮다는 식으로 팔을 잡아서 자기 옆에 앉혔다”고 방송에 증언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은 “자기 옆에 딱 붙어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좀 심하셔서 상당히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A 서장이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날은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1명이 나온 지난달 21일이다. A 서장은 밤늦은 오후 10시 20분경 술자리를 시작했다.
당시 광주에서는 서구 상무지구 유흥업소발 확진이 ‘n차 감염’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었다.
이날 술자리에서 청구된 비용은 20여 만원으로, 서장은 돈을 내지 않고 동석자 1명이 비용 전부를 계산했다.
A 서장은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벌인 건 인정하지만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 것은 아니며 당사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술값을 내지 않은 게 맞지만, 술값을 낸 동석자에게 자기 몫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A 서장은 정년퇴임을 4개월 남짓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경찰청 여성수사팀은 조사에 착수했다. A 서장에 대한 인사 조치도 건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직위해제 등을 요구했다”며 “사안이 무거운 만큼 정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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