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향,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열차 예매, 창가좌석만 판매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2일 13시 22분


지난달 16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위생·건강기능식품 추석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지난달 16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위생·건강기능식품 추석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이번엔 벌초부터 추석까지 다 안 가기로 했어요. 천만 멈춤이 아닌 ‘오천만 멈춤’이 이뤄져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그게 가족을 위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고민되지만 아직까진 조심히 다녀올 생각입니다. 남들 다 놀던 때도 꿋꿋이 참으면서 기다렸던 추석이에요. 코로나19가 잠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속 처음 맞는 추석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를 통제해 추석 명절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겸 태풍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언급하며 “이번 연휴가 코로나19 확산의 또 다른 불씨가 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께서는 방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연휴계획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사태 속 처음 맞는 민족 대명절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일일 신규확진자는 20일째 세 자릿수를 이어가며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기 때(22일)에 근접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선 ’추석 연휴 기간 이동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추석 연휴를 없애주시길 부탁드린다‘, ’전 국민 이동 벌초 및 추석 명절 모임을 금지해달라‘, 추석 명절 기간 록다운과 장거리 이동 제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정부는 아직 일각에서 제기된 ‘이동 제한’에 대해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며 ”추석 명절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과 각 시·도 지방자치단체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더 엄격하게 하는 방안과 함께 밀접도를 낮추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속 처음 맞는 추석 명절이지만 변화의 기운이 벌써 감지되고 있다.

티몬이 지난달 27~30일 고객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47%)이 이번 추석을 ‘직계 가족끼리만 보내겠다’고 응답했고 ‘가족과 친척을 모두 만나지 않을 것’이란 답도 18%에 달했다.

시민들의 ‘발’인 KTX는 100% 온라인 예매로만 진행되는데 이마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당초 2~3일에서 오는 8~9일로 연기됐다.

한국철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맞춰 창측 좌석만 발매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긴급 시스템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참치·스팸’으로 대표되던 추석 대표 선물도 ‘손 세정제·마스크’ 등 위생용품으로 대체되고 있고 이마저도 ‘비대면’으로 보내려는 모습이다.

티몬 설문조사에서 추석 선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주문 또는 선물하기 기능 활용’, ‘송금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25%, 24%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밖에 ‘선물하지 않겠다’, ‘택배로 보내겠다’는 응답은 19%, 7%였다.

직장인 정모씨(57)는 ”이번 추석엔 부모님께 마스크와 손 세정제 세트를 선물로 보내기로 했다“며 ”가을·겨울이 되면 재유행이 온다고 하는데 그때가 되면 부모님의 경우 더 사기 힘드실 것 같아 선택했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미 올 추석 선물세트 키워드로 Δ건강 Δ혼추족 Δ배송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건강기능식품과 배송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고 ‘나 홀로 추석’을 보내는 소비자를 위한 취미 용품도 획기적으로 늘렸다.

벌초 등으로 인한 가족 모임도 대행업체 위주로 변모하고 있다. 대행업체에는 벌써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충남 예산에 고향을 둔 종친회 회장 김모씨(65)는 ”올해 처음으로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기기로 했다“며 ”코로나19가 고령층에 특히 취약한 만큼 모이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기에 내린 선택이다. 조상님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