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되면서 모든 학원의 대면수업이 오는 6일까지 금지된 가운데 사실상의 휴원 조치가 연장될지 여부에 학원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교육부는 학원 현장에 원격수업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영세학원은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여의치 않은 데다 예체능의 경우 대면수업을 대체하기 어려워 휴원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교의 등교수업이 파행 운영되는 상황에서 학습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학원가의 문을 두드린 학생이 많았던 터라 대면수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문 닫는 학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학원 방역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학원계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간담회는 약속된 시간을 넘겨 1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학원계에 원격수업을 늘려달라고 부탁했지만 학원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집합금지 조치를 내린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피아노나 미술, 태권도를 가르치는 예체능 학원에서 무슨 수로 원격수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형학원과 경영난에 직면한 영세학원은 원격수업 여건이 되지 않는 곳이 상당수”라며 “원격수업을 한다 해도 교습비를 대면수업 대비 30~60% 인하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각종 학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원격수업을 하기 어려워 당분간 휴원한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교육부는 앞서 학원이 원격수업을 진행할 경우 대면수업 대비 실시간 쌍방향 강의는 30%, 녹화강의는 60% 인하해 교습비를 받으라고 안내한 바 있다.
한 미술학원 원장은 “줌(Zoom)을 활용해서 수업하고 추후 피드백을 제공하는 곳이 있지만, 세세한 지도가 불가능한 데다 화질까지 좋지 않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체능 학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일반 학원도 원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입시종합학원 관계자는 “대면수업 중단 이후 원생이 20% 정도 줄었다”며 “원격수업을 하겠다고 했더니 차라리 입시전문업체의 인터넷 강의를 듣겠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교육부와 한국학원총연합회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수도권 학원의 집합금지 제한 조치 연장 여부를 오는 4일쯤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교육부와 중대본의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 학원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게 지난 주 금요일(8월28일)이었고 이번에도 금요일(4일)쯤 관련 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집합금지 조치를 연장할지 여부는 중대본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학원계는 집합금지 조치가 연장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 대형학원 669곳 가운데 597곳(89%), 300명 미만 중소형학원은 전체 12만5937곳 가운데 6만3065곳(50%)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다.
정경시 서울 노원구학원연합회장은 “일괄적인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것이 아니라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운영하게 하되 위반이 적발되거나 확진자 발생 책임이 있는 곳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수강생이 적어서 수업당 인원이 9명 미만인 곳에 대해서는 교습소와 마찬가지로 대면수업을 허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영세학원까지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시킨 데 대한 현장의 불만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사안의 긴급성 때문에 학원들의 운영 현황을 세세하게 파악해서 선별적으로 조치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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