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3일 오후까지 전국에 강풍과 많은 비를 뿌린다. 2일 제주에 피해를 입힌 마이삭은 3일 새벽 경남 거제와 부산 인근에 상륙해 오전 6시경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예정이다. 7일에는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상륙한다.
2일 마이삭의 영향권에 든 제주에는 강풍과 해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 전역에 오전부터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3m가 넘는 강풍이 불며 전선이 끊겨 수 천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시내 가로수가 쓰러지고, 건물 옥상에 있는 물탱크가 넘어지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태풍과 만조 시간대가 겹치며 도로와 건물 등이 침수되는 지역도 속출했다.
마이삭은 강풍 반경이 약 300㎞에 달해 3일에는 한반도 전역이 태풍의 위험 영역에 포함된다. 순간 최대 풍속은 제주도와 경상 해안이 초속 30~50m, 강원 영동과 전남, 경상도에는 초속 20~40m, 그 밖의 지역에는 초속 10~30m에 달한다. 마이삭은 한반도를 빠져나간 뒤에도 동해상에 바짝 붙어 북상하다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비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 3일까지 강원 영동과 동해안, 제주 산지에는 최대 400㎜ 이상의 비가 내리고 경상도와 전남, 전북 일부 지역, 제주에는 100~300㎜ 가량의 비가 온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와 충청도, 전북 등에는 100~200㎜의 비가 내린다. 3일 오전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시간당 5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크다.
7일에는 또 다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덮친다. 1일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하이선은 5일이면 중심기압 93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시속 180㎞, 초속 50m의 ‘매우 강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6일 일본 가고시마를 지나 7일 ‘강한’ 태풍 상태로 부산 인근에 상륙, 강원도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로는 지난해 8월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프란시스코(FRANCISCO)’와 유사하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한반도 동쪽에 자리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이 올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9~11월 사이 발생하는 가을 태풍은 평년 평균 0.7개 꼴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바다가 따뜻해지면 가을에도 바다가 천천히 식어 강한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하고,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확률도 커진다. 예 교수는 “현재 저위도 해수면 온도가 따뜻한데다 대기 중 고기압들이 자리 잡고 있어 태풍이 발생하기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9월과 10월 태풍 3개(링링, 타파, 미탁)가 한반도에 영향을 줘 관측 사상 가장 많은 가을 태풍을 겪은 해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2019년 기후보고서’에서 잦은 태풍의 원인으로 “필리핀 동쪽 해상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지 않고 팽창해 한반도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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