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1000mm가 넘는 폭우와 초속 40m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밤사이 제주를 통과하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3일 오전 4시까지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 신고는 총 616건이다.
다행히 인명피해 신고는 없었으나 가로등과 신호등이 쓰러지고, 강풍에 차량이 전복되거나 침수되는 등 아찔한 사고들이 잇따랐다.
지난 2일 오후 4시44분에는 서귀포시 동홍동 민속오일시장 내 식당에서 불이나고 성산읍 시흥리에서는 지붕 태양광 패널이 바람에 날아갔다.
횟집 지붕 일부가 파손되는가 하면 대정읍 사계항에서는 정박중인 1.5톤 모터보트가 침수됐다.
구좌읍 행원리에서는 오후 6시43분 운전자 1명이 탄 차량이 강풍에 전복돼 구조대원들이 출동했다.
오후 4시22분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반지하 가게 안이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가게 안에는 거동이 불편한 70대 고령의 장애인이 있었다.
오후 5시18분 서귀포시 색달동에서는 “차에 물이 차 4명이 갇혀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구조했다.
오후 6시47분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2명이 차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표선면 표선리와 성산읍 성산리에서도 각각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돼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특히 산간을 중심으로 수백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평소 건천이던 하천 수위가 급격히 올라 인근 주민들에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마이삭이 제주로 최근접 중이던 오후 5시53분쯤 최고 수위 4m인 월대천 범람이 우려돼 주민 90여명에게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다행히 한천 저류지와 병문천 저류지를 개방해 하천 수위를 조절하고, 태풍이 제주 해상을 빠져나가면서 수위도 점차 안정화돼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늦은 밤인 오후 11시20분쯤에는 만조시간이 겹치면서 해안 인근 제주시 삼도2동에 성인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며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에서는 색달천이 폭우에 범람하며 도로가 침수돼 교통 혼잡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규모 정전도 발생했다.
마이삭이 몰고 온 강풍에 도내 곳곳에서 고압선이 절단되며 도내 4만가구 이상에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과 공포에 떨었다. 현재까지도 복구 작업 중이다.
주요지점별 강수량은 윗세오름 958㎜, 진달래밭 923.5㎜, 어리목 777㎜, 신례 463.5㎜, 색달 459㎜, 교래 435.5㎜, 아라동 387.5㎜, 유수암 340.5㎜ 등이다.
강풍 기록도 갈아치웠다.
태풍이 근접하던 2일 오후 6시18분 고산 최대순간풍속이 49.2m를 기록하며 9월 풍속 3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최남단인 마라도에도 초속 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지귀도 37.9m, 서부권인 대정은 34m 등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기준 태풍 마이삭은 중심기압 96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9m(시속 140㎞), 강풍반경 300㎞의 중형급 태풍으로 강릉 동쪽 약 30㎞ 해상에서 시속 67㎞로 빠르게 북진하고 있다.
이에 제주지방기상청은 3일 오전 7시를 기해 제주도 육·해상에 내려져 있던 태풍경보를 강풍·풍랑주의보로 각각 대치했다.
다만 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도 최대순간풍속 초속 10~30m(시속 36~108㎞)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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