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말을 300번 이상 반복하며 진술을 거부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공판에 조 전 장관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의 부부가 법정에 함께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전 장관은 증인선서를 하기 전에 증언거부권에 대한 소명 사유를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A4 용지 1장 반 분량의 사유서를 검토한 후 증언거부권과 관련된 부분만 읽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조 전 장관은 “이 법정은 아니지만 저도 배우자의 공범 등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형사소송법 제148조가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형사법 학자로서 진술거부권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필요한 권리 행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만 이 법정에서는 그러한 편견이 작동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가족이 유죄 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증인은 검찰 조사 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증인의 표현처럼 지금은 ‘법원의 시간’이다”면서 “실체적 진실 밝힐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서도 법률 보장 권리라는 이유로 들어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재판부에 반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인은 검사 변호인 재판부 질문 듣고 답변하는 사람이지 원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제지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에게 포괄적인 증언거부권이 있다며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려고도 했지만 재판부는 “우리나라 법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검찰의 첫 신문에 대한 답변부터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르겠다”고 답한 후 이날 오후 4시 48분까지 진행된 검찰의 303개의 모든 질문에 같은 대답만 반복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고, 재판은 오후 4시 50분 종료됐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이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부산 소재 호텔에서의 인턴십 확인서 위조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검찰은 “딸에게 발급된 확인서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발급한 실제 증명서가 발급 번호 등 내용이 전반적으로 다르다”며 “(부산 호텔) 인턴십 확인서에는 호텔 이름이 ‘팰리스’로 돼 있는데 실제 이름은 ‘펠리스’다. 조 전 장관이 만들어서 이런 오기가 발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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