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미술관이야? 공장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4일 03시 00분


인천시, 기업 환경개선 유도 위해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 제도 도입
대통령표창-세계어워드 수상 등 국내외서 中企 이미지 개선 성과

인천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인페쏘. 스테인리스 파이프 등과 같은 금속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내에 조형물 등 여러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인페쏘. 스테인리스 파이프 등과 같은 금속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내에 조형물 등 여러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인천시 제공
공항과 항만을 끼고 있는 인천에는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보유한 기업이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남동과 주안, 부평 등 3개 국가산업단지의 9000여 업체 등 모두 1만2000여 업체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인천의 산업단지를 연상하면 연기를 내뿜는 굴뚝과 칙칙한 느낌의 무채색 건물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최근 세련된 조형과 디자인으로 빼어난 외관을 자랑하는 공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쾌적하게 바꾸기 위해 건물 내부를 갤러리 못지않은 공간으로 꾸미는 공장도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인천시가 2016년부터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 제도를 도입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는 기업의 자발적인 환경 개선을 유도해 노후한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해 시행했다.

아름다운 공장은 심미성(60%)과 기술 경영 안전(40%) 분야를 평가하는 사전 심사를 통과한 뒤 민관 전문가의 현장 실사를 거쳐 결정된다. 아름다운 공장으로 선정된 기업은 지방세 세무조사가 3년간 유예되고, 중소기업 육성자금 금리 우대 등과 같은 혜택을 받는다. 또 디자인 개발과 해외 전시회 참가, 기업 홍보 분야에서 시의 지원을 받는다.

제도를 시행한 첫해 ㈜인페쏘와 아이케이, 동아알루미늄 등 3곳이 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장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지오테크놀로지와 썬파크 등 2곳이 추가로 뽑히는 등 지금까지 9곳이 아름다운 공장으로 선정됐다. 이들 공장은 대통령표창(3회)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중소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시는 산업단지와 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바꾸고 있다. 주안산업단지에는 디자인 거리를 조성하고 현대적 감각을 살린 벤치를 곳곳에 설치해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을 확충했다.

시는 2018년 인천항만공사와 함께 낡은 산업시설인 인천항 곡물저장고(사일로) 외벽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벽화를 그려 새로운 관광명소로 탈바꿈시켰다. 16개 사일로(총 둘레 525m, 각 높이 48m) 외벽에 그림을 그려 기네스 인증을 받았다. 이 벽화는 노후 산업시설을 개선해 시민과의 소통창구로 만들었다는 사업 취지를 인정받아 독일 ‘IF디자인어워드 2019’ 본상을 수상했다.

새롭게 변신한 아름다운 공장과 산업단지, 시설은 탐방 코스로도 활용되고 있다. ‘인천의 산업 길(Incheon Industry Road)’이라는 뜻의 ‘인스로드’로 불리는 이 코스는 취업을 준비하는 고교생과 대학생이 다녀간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업의 환경 개선은 생산성 향상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아름다운 공장 어워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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