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투위, 비공개 회의서 의견 모아… ‘철회’ 대신 ‘원점 재논의’ 문구
“빠른 시일내 최종안 갖고 대화”… 7일 의협 총파업前타결 가능성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안 등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3일 정부와의 협상 방식과 단일 요구안의 대략적인 내용에 합의했다. 의료계는 최종 요구안을 만든 뒤 조만간 정부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7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무기한 총파업 시작에 앞서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엿보인다.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는 3일 오후 1시 의협 회의실에서 1시간 반 동안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범투위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임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개원의협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범투위는 ‘의협이 제안한 합의안과 대전협이 제안한 합의안을 받아들인 공통된 내용의 합의안’을 만드는 것, 그리고 협상의 창구는 범투위로 단일화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범투위는 ‘원점 재논의’ 문구가 포함된 의료계 단일 합의안 초안을 만들었다. 초안에는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철회’ 대신 ‘원점 재논의’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과 전임의협의회가 주장했던 ‘철회’ 문구를 포기하는 대신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대전협 내에서는 최종안에 ‘철회’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는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내용, 첩약급여화 관련 1년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결과를 토대로 재논의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원격의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시행한다는 조건을 넣었다.
대전협 관계자는 “범투위 협상팀에서 수정사항을 반영해 문구 수정을 거쳐 최종 합의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정책을 논의할 의정협의체 참가 방식과 재논의 시점 등 세부 내용 결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범투위가 투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젊은 의사의 요구안을 받아 내용을 반영했다”며 “이른 시일 내 요구안을 가지고 정부 및 국회와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7일 예고된 3차 무기한 총파업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대화를 한다고 해서 바로 파업을 접는 건 아니다”라며 “7일 이전까지 최대한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공백은 커지고 있다. 특히 전공의와 전임의가 대거 파업에 들어간 대형 병원들은 점점 외래진료를 축소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7일부터 필수진료는 유지하되 이외 진료를 중단하는 것을 두고 교수들의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이다. 3일 오후 10시 기준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의대 교수의회는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에 7일 축소 진료를 권고하고 당일 초진·신규환자 접수를 차단하길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파국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인 걸 감안할 때 조만간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여당과 의료계가 함께 합의하는 상황들에 대해서 정부는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2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료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까지 모두 포함한 논의를 하기 위해 국회 내 특위를 구성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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