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동서남해안 14곳 쓰레기 수거·분석
3879개 중 담배꽁초 635개…"미세플라스틱 주범"
일회용 마스크 81점…"한 달 6000만장 폐기 추산"
전국 바닷가에 버려진 쓰레기 중 담배꽁초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 마스크도 눈에 띈다.
환경단체 환경운동연합이 오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전국 동서남 해양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월11일부터 8월8일까지 전국 5개 권역 해안가 14곳에서 길거리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을 진행했다.
수거한 쓰레기 3879개를 분석한 결과 담배꽁초가 635개(16%)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앞서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월 진행했던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 중 54%를 차지했다.
담배꽁초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바다로 떠내려갈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먹이사슬에 따라 사람 신체에 축적된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수욕장법) 개정으로 백사장 흡연 행위 금지규정이 폐지됐다. 대신 지방 정부에서 백사장 금연 대책을 담은 조례를 만들도록 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전역이 아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만 해수욕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고, 실제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아 단속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라 밝혔다.
담배꽁초에 이어 비닐봉지 및 포장재(391개), 그물·무게추 등 어구(300개), 일회용 플라스틱 컵 및 포장용기(297개), 플라스틱 음료수 병(296개) 등이 많이 수거됐다.
지역별로 서해안에선 일회용 비닐장갑 260개가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서해 특성상 조개구이 등 야외 취식 행위 과정에서 일회용 장갑이 무단투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회용 마스크(81개)도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해수욕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도 늘어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 한 달에 최대 6000만장의 일회용 마스크가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아주 가는 실(원사) 형태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소재 필터로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산업체를 분별할 수 있는 쓰레기 209점의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롯데가 가장 많은 40점을 차지했다. 앞서 지난 5월 환경운동연합이 진행한 전국 생활쓰레기 성상 조사에서도 롯데의 쓰레기가 가장 많이 수거됐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담당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안가에서 볼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했다”며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원인인 담배꽁초가 가장 많이 발견된 만큼 전국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을 포함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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