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회, 건정심 내용 최종 합의문에 빠져"
"문제제기 했지만 배제되고 무시당했다"
집단 휴진 이어갈 방침 시사 파장 예상
무기한 집단 휴진(파업) 중인 전공의들이 4일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여당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이어나가기로 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의협과 정부여당의 최종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무시를 당했다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인스타그램 대전협 계정 라이브방송을 통해 “최대집 의협 회장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절차가 공정하고 정당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3일) 저녁 젊은의사 비대위도 국회에서 민주당 측과 대화를 했다. 그 자리에서는 어떠한 것도 합의되지 않았다”라며 “그 당시 우리가 제시한 협상문에는 ‘철회’가 들어가 있었다. 그 뜻이 원점 재논의와 같다고 한들 이제까지 주장해 온 명문화에는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제시한 합의안에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용도 들어가 있었고, 단체 행동 중단에 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절대 동요하지 말고 대전협을 믿고 그 지침에 따라 달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파업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단체 행동을 중단하는 것은 우리의 의결사항이고 우리가 알아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집단 휴진을 이어갈 방침을 시사했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지난 3일부터 4일 오전까지의 협상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서 부회장은 “(3일)범투위에서 협상안 초안이 마련됐고 이에 대한 최종 협상안이 나오면 범투위 위원들에게 회람을 해주기로 했지만 회람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최종 협상안이 공개되지 않은 채 우리는 민주당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눴고 의견 차이가 있어서 회의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날(4일) 새벽 4시경 민주당 측에서 최종 협상안을 의협 위원들에게 전달했다”며 “이 협상안에는 우리가 제출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건이 누락돼 있고, 문장도 왜곡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고, 이것을 고쳐줄 수 있는지,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전달했다”며 “그런데 이는 완전히 배제되고 무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의사들을 믿었는데 정부와의 최종 협상 과정에서 우리를 배제시켰다. 이런 독단적인 과정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서 부회장은 다만 “최종 합의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합의의 결정권은 최대집 회장에게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공유가 되지 않았고 이 같은 문제 제기를 하는데도 독단적으로 하는 과정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절차적인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잇따라 정책 협약식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화 이후 4대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날 의협과 민주당 간의 정책 협약식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고 일어났는데 나도 모르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회장이 패싱을 당한 건지 거짓 보도자료를 뿌린 것인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는 글을 올리며 반발 조짐을 보였다.
이후 30여 명의 전공의들은 이날 오후 1시 최대집 의협 회장과 복지부와의 협약식이 예정된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졸속 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라고 적힌 항의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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