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과 달리 내륙 관통 않지만
영남-영동 최대 400mm 이상 폭우, 최대 순간 풍속도 초속 40m 육박
유리창에 테이프 X자 모양 대신, 창틀-창문 사이 붙이는게 더 안전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당초 예상과 달리 7일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상으로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내륙을 관통하지 않지만 전국에 비바람을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9호 태풍 마이삭에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북과 강원 영동 등지에 최대 400mm 이상의 비와 시속 144km(초속 40m)에 육박하는 바람이 예고돼 피해가 우려된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7일 오전 9시경 부산 북동쪽 약 70km 부근 해상에 ‘강’한 태풍으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동해안을 따라 북상해 7일 오후 강원 강릉 앞바다를 거친다. 이어 8일 오전 함경북도 청진 북동쪽 육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남해를 지나며 세력이 약해지지만 계속 ‘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선은 5일 시속 202km(초속 56m)의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했다가 6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해상으로 진입하면서 시속 162km(초속 45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바뀌었다. 태풍이 먼저 지나간 일본 가고시마현에선 최소 12명이 다쳤고 가고시마현 등에서 14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규슈 남부지역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약 557편이 결항했다.
당초 하이선은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북상하면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때문에 내륙은 태풍의 오른쪽인 위험반원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태풍의 서쪽 이동을 막는 벽 역할을 한 데다 일본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 태풍이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6일까지도 하이선의 한반도 내륙 관통을 예상했다.
진로와 관계없이 7일 한반도 전체가 하이선의 영향권에 놓인다. 태풍의 중심에서 가까운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는 400mm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경상 내륙지역과 울릉도 100∼300mm, 전남 100∼200mm, 서울을 포함한 그 밖의 지역에는 50∼100mm의 비가 예상된다. 강풍도 만만치 않다. 강원 영동, 경상도,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에는 최대 순간풍속 시속 100∼150km(초속 25∼40m), 서해안과 전남 남해안은 시속 35∼110km(초속 10∼30m), 그 밖의 지역에서는 시속 30∼70km(초속 10∼20m)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지 일주일도 안 돼 하이선이 닥치는 바람에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마이삭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지역도 있고, 지반이나 도로 등이 약해진 곳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한반도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철저한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가정에서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 특히 강풍으로 인한 유리창 파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안전장치를 하는 게 좋다.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일 때는 X자 모양보다는 창틀과 창문 사이 4개 면에 테이프를 붙인다. X자 모양은 유리창이 깨졌을 때 파편이 튀지 않도록 도와주지만, 창문 자체가 깨지지 않게 막아주는 효과는 미미하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강풍이 불 때 유리창이 깨지는 주요 원인은 창틀과 유리창 사이의 떨림”이라며 “미리 신문지나 우유갑으로 창틀 틈새를 단단하게 고정해 두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준비는 태풍이 오기 전에 미리 해놓아야 한다. 이미 태풍이 근접해 강풍이 시작된 상황에서는 유리창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거나 아예 창문이 없는 방에 머무는 게 안전하다. 한편 하이선은 중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바다의 신’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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