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건대학원, 8월25~28일 2000명 대상 설문
5월 국민 60% "코로나, 한국에 기회"→8월 84% "위기"
국민 100명 중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28명이 지난달 코로나19에 ‘나도 걸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던 5월 100명 중 9명 대비 4.5배 늘었다.
최근 일주일 국민들은 절반 이상이 마스크 쓰기, 기침 예절, 모임 취소 등을 항상 실천했으나 사람 만날 때 2m 거리 두기 실천율은 23%로 최하위였다. 하루 평균 3.5명을 마스크 없이 만났는데 학생의 경우 두배에 가까운 6.5명을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마주쳤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방식으로 모은 만 18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첫번째 설문조사 결과(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2.19%포인트)를 7일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와 임금에 변화가 있었는가를 분석한 결과, 6.4%가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었다. 68.5%가 일자리를 잃지 않았는데 41.8%는 이전과 동일한 임금을 받았으며 20.7%는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임금이 줄었고 6.0%는 무급휴가 상태였다(나머지 25.2%는 해당 없음).
‘일자리를 잃었다’고 응답한 사람을 구분해 보면 연령대별로는 40~50대가 50%였고 교육 수준은 대학교 졸업이 62.3%였다. 소득 수준에선 200만~400만원이 29.7%로 가장 높았고 여성이 51.6%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소득 간 상관관계는 어떨까.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있었던 올해 3월과 4월(사회적 거리 두기 2월29일~3월21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3월22일~4월19일,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4월20일~5월5일) 68%가 소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그 폭은 평균 20.9%라고 답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자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가라고 물었더니 67.5%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고 87%는 현재 사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에 대해선 8월6일~9일 조사에서 27.9%가 ‘높다’고 답했다. 이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5월13일~15일 진행한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 당시 9%에 비해 4.5배 증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위험이라고 보는지에 대해선 같은 8월에도 국민들의 인식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주 ‘통제 가능’ 인식이 64.6%였으나 25일~28일 조사에선 첫째주 35.4%였던 ‘통제 불가능’이란 답변이 55.9%까지 상승했다. 8월 첫째주는 하루 확진자 수가 20~40명대였으나 마지막주엔 441명으로 3월초 이후 가장 많았던 27일을 포함해 200~400명대를 오르내리던 때다.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했던 5월 국민들은 60.4%가 코로나19로 한국 사회가 ‘기회’에 서 있다고 답했으나 8월25일~28일엔 16.3%까지 감소했다. 대신 5월 39.6%였던 위기라는 응답률은 8월말 83.7%까지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에 유명순 교수는 “같은 달에 실시된 조사인데도 8월 첫째 주와 마지막 주 조사 결과 감염 가능성과 상황 인식 등 대부분의 위험 인식 지표에서 결과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지난달 하순 2차 대유행 직전까지 치달았던 수도권 중심의 감염 확산 사태가 2월의 1차 대유행때보다 사회 구성원들의 위험인식을 오히려 더 높인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국 사회 및 나 자신의 안전과 건강에 얼마나 큰 위협인가를 물은 문항에서도 8월6일~9일과 25일~28일 조사 결과 모두에 가장 큰 위협은 코로나19(85.5%, 87.8%)가 1순위로 암(81.6%, 74.7%)이나 음주운전(72%, 64.2%)보다 많았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부터 나 자신, 사회를 지켜내려면 방역수칙 준수가 최선이다.
일주일 동안 권고 행위를 얼마나 항상 실천했는지 물었을 때 마스크 쓰기, 기침 예절, 모임 취소·행사 불참 등은 이 순서로 항상 실천한다는 응답률이 50%를 넘겼다.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이동이나 외출 자제’의 ‘항상’ 실천율은 30% 수준이며 ‘사람 만날 때 2m 물리적 거리 두기’ 가 23%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는 ‘주기적 환기’ 역시 27.5%로, 마스크 쓰기에 비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어제 하루 마스크 없이 사람을 몇명이나 만났느냐’는 질문에 3.51명이라고 답해 지난 6월 유명순 교수팀의 코로나19 인식조사 6차 결과의 3.73명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정주부가 가장 낮은 1.2명인데 비해 자신을 학생이라고 답한 사람은 6.5명을 마스크 없이 만난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생산직과 사무직도 평균보다 많은 사람을 마스크 없이 만나고 있었다.
장소 기준으로는 식당카페 등 밀집 환경이 20.4%이고,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가 그 다음이다. 마스크 안 쓴 채 머무르는 장소로 이·미용시설 (3.8%)이 3순위로, 거리두기 정책이나 소통에서 반영될 필요성을 엿보게 한다.
재택근무가 가능한가를 단일 문항으로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24%만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대답했고, 불가능하다는 답변은 47%이다. 해당 없다는 답변은 29%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경험을 물었더니 일이나 생활에서 자유가 제한됐다(55.0%), 걷기 등 신체활동 감소(50.9%), 정서적으로 지치고 고갈됨을 느낌(39.3%), 실제로 우울감을 느낌(38.4%), 중요한 일정(결혼식, 시험, 취업)이 변경·취소, 실제로 체중 증가(25.8%), 중요한 목표를 실현하지 못했다(16.6%), 사생활이 침해되는 경험을 함(13.6%), 중요한 관계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을 했다(10.6%)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본인이 병의원 진료(검사 또는 치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않았거나 못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는지 물었더니 11.8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감염 확산 시 거리 두기 성책을 거두려면 중요한 3가지로는 ‘방역을 방해하는 개인과 집단의 처벌 강화’(23.5%), ‘허위정보·가짜뉴스 유포 단속’(14.1%),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나 강화 시 타격을 받을 직종이나 근로자를 위한 생계지원 마련’(13.6%)이 상위 3가지 과제로 꼽혔다.
최근 일주일 국민 10명 중 4명(39%)이 코로나19 관련한 혐오 표현, 발언을 듣거나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대상은 신천지가 28.45%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독교가 19.7%, 자가격리 수칙 위반자 18.3%,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 17.6%,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13% 순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나 부정확한 정보 등 ‘오정보(misinformation)’를 23%는 자주 접했고 2.9%가 항상 접했다. 접하는 장소는 유튜브나 틱톡 등 영상 플랫폼이 가장 많았고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댓글, 주변 사람 순으로 오정보를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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