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청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가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연장 발표에 따라 지난 4일 서울 노량진동 일대 노래방과 실내체육시설, PC방 등 시설에 대해 집합제한명령 이행여부 합동 점검을 하고 있다. (동작구청 제공) 2020.9.5/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사각지대를 찾아다니면서 방역 구멍이 우려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달 30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면서 프랜차이즈형 카페에서는 실내 취식이 전면 제한됐고, 음식점도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실내 취식이 제한됐다.
방역당국은 이후 해당 조치를 점점 확대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1일부터 편의점에서의 실내 취식도 음식점과 마찬가지로 제한됐다. 당초 6일까지로 예정됐던 2.5단계 시행 기간도 13일까지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도심 곳곳에서는 2.5단계의 ‘사각지대’를 찾아다니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시행 초기 술집이 문을 닫으면서 밖에서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은 편의점 야외 파라솔을 찾았다.
PC방이 문을 닫으면서 모텔 등에서 유사 PC방을 영업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숙박업소 사장들은 한 방에 컴퓨터를 여러 대 두고, PC방 만큼의 고사양 컴퓨터를 들였다며 손님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
금요일이었던 지난 4일 밤 서울 한강공원은 주로 20~30대의 젊은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삼삼오오 한강을 찾은 이들은 잔디밭 등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수다를 떨거나, 배달음식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특히 배달음식을 받기 위한 장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면서 거리두기가 붕괴된 모습을 보였다. 공원 화장실에는 볼일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2.5단계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계속해서 밀집 지역에 다니면 감염 고리를 끊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시민들 스스로가 주의하더라도 가족간 감염이나 직장 감염, 대중교통 등에서 ‘n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보다 시민들이 조심하고 많이 안 모여서 줄어든다고는 해도 언제든지 ‘n차 감염’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부산 연제구 오피스텔 감염 등 최근 감염사례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 전파가 굉장히 빠른 바이러스로 변한 것 같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역당국이 2.5단계가 아닌 3단계를 도입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2.5단계라는 용어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움을 느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대책에 없었던 ‘2.5단계’라는 용어 때문에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인지, 아니면 전문가들이 과장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생기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방역대책에는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 없다”며 “지나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2.5단계 시행으로 확진자가 50명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도 시민들이 카페·식당 등을 다니면 다시 확산될 것은 분명하다”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카페나 음식점에서 포장해 나오거나, 머물러야 한다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대화를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금 3단계 시행은 늦은 감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확실히 얘기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민들은 스스로의 안전과 건강은 스스로 지킨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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