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가을 태풍의 움직임은 요란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당초 내륙을 관통할 것이라는 예상경로가 바뀌어 상륙하지 않고 동해안을 따라 북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막판 제주·남해안을 거치면서 울산·포항·삼척 등 내륙에 도달해 통과해 지나갔다.
피해도 컸다. 대구와 울산, 부산, 경북, 경남 지역에서 정전 피해가 속출했고, 실종자와 부상자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막판까지 경로 변경 ‘하이선’, 결국 내륙 상륙
7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의 경로는 막판까지 변동에 변동을 거듭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기상청 태풍 통보문을 보면 하이선은 우리나라에 육상에 상륙하지 않고 동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보됐다.
당시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동쪽 북태평양고기압과 우리나라 서쪽의 신선건조공기의 힘의 균형에서, 서쪽 이동이 저지되고 북진하는 추세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태풍 최근접 거리는 부산 7일 오전 9시 70㎞, 강릉 7일 오후 2시 90㎞로 예보됐다.
이후 9시간 뒤인 이날(7일) 오전 1시 기준 기상청 태풍 통보문에 따르면 하이선 경로는 앞선 예보보다 서쪽으로 좀 더 이동해 동해안에 바짝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 태풍 최근접 거리도 부산 7일 오전 9시 40㎞, 강릉 7일 오후 2시 70㎞로 예보됐다.
3시간 뒤인 이날 오전 4시 기준 기상청 태풍 통보문에서는 처음으로 내륙 상륙 전망이 나왔다. 하이선이 경북 포항 호미곶 일대를 가로지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다음 통보문(7일 오전 7시 기준)을 통해서는 다시 포항 호미곶 오른편을 스치듯 지나갈 것으로 예상하며 내륙 상륙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하이선은 제주와 남해안을 지나치며 다시 경로를 틀었다. 기상청은 태풍이 이날 오전 9시 기준 울산 남쪽 해안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이후 경주, 포항, 영덕, 영양, 울진, 삼척 등 내륙을 거쳐 4시간30분만인 오후 1시30분쯤 다시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은 전날과 이날 통보문상으로 태풍 경로 변동 가능성의 여지를 뒀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중심 위치는 재분석을 통해 추후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선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속초 북동쪽 약 50㎞ 부근까지 진출했고 1시간쯤 뒤인 오후 4시경 우리나라를 벗어났다. 이날 오후 9시께 북한 청진 남서쪽 약 110㎞ 부근 육상에서 다시 내륙에 진입한 뒤 소멸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예보기준) 6시간 이내인 오후 10시 이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할 것”이라며 소멸수순을 예고했다.
◇강한 비바람에 인명·시설 피해 속출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후 4시30분 기준 하이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실종 1명, 경상 5명 등 총 6명이다.
이날 오전 11시25분께 강원 삼척에서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부산에서는 강풍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다. 강한 바람에 날아온 간판에 맞은 시민, 타고 있던 차량이 넘어지면서 다친 시민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태풍의 영향으로 71세대 124명의 이재민이 나왔다. 지역별로는 경북 경주 92명, 경남 거제 23명, 강원 삼척 6명, 부산 사상구 2명, 부산 진구 1명 등이다.
대구와 울산 부산, 경북, 경남 지역에는 총 7만5237세대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이 중 4만9643세대는 복구가 완료됐으나 2만5594세대는 8일 이후 복구될 예정이다.
이 밖에 시설피해는 총 724건으로 미포항 방파제, 온산항 광석이송타워 등 항만시설과 도로, 상수도 등 공공시설 366건, 사유시설 358건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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