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에서 지난달 30일 미군 장갑차의 후미를 추돌, SUV차량 탑승자 4명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 경찰이 “사고 당시 후미를 추돌당한 미군 측도 시민들의 주장대로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이날 시민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시민 탑승차와 미군 장갑차의 추돌사고와 관련해 인간 생명 존중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와 미군 측에 15만 시민의 강력한 경고를 전한다”면서 “미군의 안전규정 위반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를 규명하라. 효순·미선 사건 후속대책을 위반한 미군 관계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등에 따르면 미군 처벌 규정이나 법령이 없다. 사고 당시 호위차량(convoy)이 없었던 점이 사고의 한 원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군 차량 이동 때 컨보이 차량이 동행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앞서가던 장갑차를 SUV차량이 빠르게 달려와 후미를 추돌한 사고여서 시민들의 주장처럼 ‘미군을 처벌하기’는 난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측은 후미를 추돌 당할 당시 장갑차 탑승 병사가 부상을 입어 사실상 피해자다.
경찰은 사고 몇 분 전 SUV차주 A씨가 뒷좌석에 있던 B씨와 자리를 바꿔 운전한 점, CCTV와 블랙박스 등에 사고 나기 전 SUV가 비틀비틀거렸던 점에 비춰 운전자들이 음주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영로대교는 당시 가로등 불빛이 훤했고 전체 755m짜리 직선다리에서 600m를 질주한 뒤 100여m를 남겨두고 사고난 점 등에 미뤄 전방주시 태만 또는 졸음운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UV에 탑승했던 50대 부부 4명은 사고 전 지인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으며 술도 마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 장면은 블랙박스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음주운전 외에도 다른 약물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고 경찰은 부검 의뢰했으며 결과는 이달 중순께 나올 전망이다.
이번 사고 관련 주한미군사령부는 “로드리게스 사격장 인근에서 한국 민간차량 1대와 한미연합사단 제2보병사단 장갑차 간에 발생한 사망사고를 인지하고 있다. 비극적 사고로 고인을 잃은 유가족 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으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해당지역에서의 훈련을 중단했다. (포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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