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대 피해지 대구 남구, 표준 방역 모델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8일 03시 00분


위기극복 및 대응전략 발표회 개최… 복지시설 직원들과 우수사례 공유
이주민 위한 온라인 한국어 수업
홀몸노인 안부점검 매뉴얼 등 마련
“전국적 방역 모델 만들어 도움”

최근 대구 남구 회의실에서 열린 사회복지시설의 코로나19 대응 전략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최근 대구 남구 회의실에서 열린 사회복지시설의 코로나19 대응 전략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대구 남구에 거주하는 태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A 씨(30)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부터 2개월 가까이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남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글을 배워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업을 듣지 못해서다. A 씨는 “한글 소통을 하지 못해 혼자서 마트도 가기 어려웠다”고 한숨을 쉬었다.

A 씨는 4월 중순부터 센터가 진행한 온라인 수업을 듣고 한숨을 돌렸다. 김필주 센터 실장은 “한글을 배우지 못해 많은 이주여성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에 온라인 수업을 마련했다. 110여 차례 수업을 1140여 명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지난달 24일 남구가 개최한 사회복지시설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대응전략 발표회에서 우수 사례로 꼽혔다.

대구 남구가 코로나19 방역 모델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남구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도시다. 7일 밤 12시 기준 확진자는 1373명이다. 남구가 코로나19 전국 표준 매뉴얼 개발에 나선 이유다.

남구는 지난달 24일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대응전략 발표회를 처음 열었다. 남구종합사회복지관과 대덕노인종합복지관, 남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명사회복지관 등 4개 사회복지시설 직원들이 다양한 사례를 공유했다.

대덕노인종합복지관은 홀몸노인에 대한 대면 서비스가 어려워진 가운데 자체적으로 마련한 안부 전화 확인 매뉴얼을 소개했다. 김명진 대덕노인종합복지관 부관장은 “636명을 돌보고 있는데 대면 접촉을 할 수 없어 큰 고민이었다. 의료기관과 함께 전화로 어르신 상태를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건강 점검표를 만들어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남구종합사회복지관은 바깥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개발한 언택트(비대면)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정순화 복지관 부장은 “원예와 댄스 요가 등의 강좌를 촬영한 영상과 활동 키트를 장애인 가정에 전달했는데 반응이 꽤 좋다”고 말했다.

대명사회복지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사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재우 복지관 부장은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언택트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기 사용법 같은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달 27일 남구에서 열린 코로나19 민관합동 정책토론회도 반향이 컸다. 도현욱 대구아동복지센터 원장은 “전국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은 부족했고 아이들이 쓰지 않는 건강식품이 들어 있었다. 종사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위기 상황 때 필요한 품목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 업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영광 봉덕3동 복지팀장은 “코로나19 사태 때 재난구호 및 복지 부서 간의 업무 혼동으로 미숙한 점이 있었다. 비효율적이었던 행정 업무를 상세하게 정리한 내용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앞으로 다양한 코로나19 유관기관과 소통하는 토론회를 열어 대응 상황과 발전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라며 “전국에서 본받을 수 있는 방역 모델을 구축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발돋움하는 남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코로나19 방역 모델#대구 남구#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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