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어린이집 ‘기본의 힘’
모든 원생들, 식사-낮잠때만 빼고 항상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 철저
“어른도 힘든 방역수칙 잘 따라줘”… 교사 확진에도 원생-교사 모두 음성
태권도장-유치원 등 잇단 모범방역… “마스크 착용-손 소독이 최고 백신”
“별거 없어요. 방역당국의 대응지침을 그대로 지켰을 뿐이에요. 짜증 안 내고 잘 따라준 아이들 덕분입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센트럴아이파크 어린이집’은 6일 교사 A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강동구 콜센터 직원의 가족이었다. 별 다른 증상이 없던 A 씨는 확진 이틀 전까지 어린이집에 출근했다. 또 다른 집단감염이 우려됐지만 이 어린이집에서 긴급보육을 받던 원생 23명과 교사 17명은 8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뒤 소규모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이 어린이집은 추가 감염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이다.
○ 기본 수칙 지키니 추가 감염 제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 어린이집은 0세인 영아를 제외하면 모든 원생들이 밥 먹을 때와 낮잠 잘 때를 제외하곤 항상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열 체크를 하루에 두 번씩 했고, 교사와 함께 수시로 손도 씻고 소독했다.
거리 두기도 철저히 지켰다.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을 땐 2m 이상 떨어지고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도록 했다. 놀이를 할 때도 멀찍이 떨어져 앉도록 지도했다. 이런 상황이 어린 원생들에게 가혹하고 답답하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최경숙 원장(53)은 “아이에게 강제로 마스크를 쓰고 있게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감염병 예방 교육과 부모님들의 적극적 협조 덕분에 원생들이 성인보다 더 훌륭하게 따라줬다”고 했다.
학부모 최미경 씨(36)도 “어린이집이 기본적인 원칙을 잘 지켜준 덕분”이라고 전했다. 맞벌이라 불가피하게 쌍둥이 두 딸(4)의 긴급보육을 맡긴 최 씨는 6일 자식을 돌봐주는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단 소식에 무척 놀랐다. 하지만 아이에게 물어보니 “선생님이랑 손도 잘 씻고 마스크도 잘 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최 씨는 “아이들이 교사들의 말을 잘 따르며 어른도 힘든 방역수칙을 잘 지켜 무탈하게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센트럴아이파크 어린이집의 대응은 딱히 새롭거나 특별할 게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내려보낸 대응지침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고 한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다만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원칙 그대로 지키려 노력했다”고 했다.
최 원장과 교사들은 방역당국의 대응지침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꼼꼼히 읽었다고 한다. 서로 상의하고 도우며 원생들이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신경 썼다. 구청에서 지원해준 소독기로 매일 저녁 어린이집 구석구석을 직접 소독했다. 현재 확진자가 나온 뒤 임시 휴업에 들어간 어린이집 측은 “다시 문을 열더라도 제1원칙은 방역수칙 준수로 삼겠다”고 했다.
○ 마스크와 손 청결이 최고의 백신
모범 방역으로 집단 감염을 막은 사례는 또 있다. 지난달 13일 울산의 한 태권도장도 13세 여학생이 확진됐지만 도장의 접촉자 47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태권도장 역시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었다. 운동 중 숨이 차서 마스크를 벗을 땐 홀로 떨어져 바깥 공기를 마시도록 지도했다고 한다. 당시 방역당국도 “깜짝 놀랄 정도로 방역을 철저히 했다”고 칭찬했다.
경북 경산중앙유치원도 지난달 23일 확진자가 나왔지만 원아와 교사 등 204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유치원은 ‘안전 길’을 바닥에 그려서 원아들이 등원할 때 자연스레 이동 동선을 잘 지켰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이나 식탁 가림막 설치 등도 잘 따랐다.
집단감염이 나온 곳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 지난달 28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스타벅스 경기 파주 야당역점은 확진자 가운데 직원들은 1명도 없었다. 모두 마스크를 성실하게 착용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