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귀성길을 위한 시민들의 예매 전쟁은 여전했다.
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예매를 진행한 경부선 등 9개 노선의 총 공급좌석 50만석 중 26만석이 팔려나갔다. 52.6%의 예매율이다.
물론, 코레일이 공급좌석을 절반으로 제한하면서 예매객의 절대적 수치는 줄었다. 지난해 추석 같은 노선 예매객은 47만명 가량으로 예매율은 49%를 기록했었다.
전체적으로 21만석이 줄어든 수치로 코레일이 애초에 좌석 공급을 줄인 영향이 컸다.
다만, 수치상으로 잡히지 않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주요 노선은 사실상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서울과 대구,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예매는 이날 오전 물량이 대부분 팔려나갔다.
이는 일부 구간 노선을 제외하고는 팔릴 표는 다 팔렸다는 얘기로 해당 노선의 표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취소표를 기다려야만 한다. 전체 예매율이 52.6%이긴 하지만 세부 예매율을 살펴보면 귀성 분위기가 줄어들었는지도 의문이다.
이날 경부선 예매율은 54.7%였는데 하행선은 52.2%, 상행선은 57.2%였다. 하지만 연휴가 시작되는 30일 하행선 예매율은 99.2%였으며, 연휴가 끝나는 10월 4일 예매율은 89.9%였다.
실제로 이날 오전 7시 추석 열차표 예매를 시작한 코레일 사이트는 한때 접속자가 몰려 먹통이 되기도 했다. 모바일앱도 대기인원으로 접속이 쉽지 않았다. 접속이 이뤄졌을 때는 연휴 시작 전날인 29일은 이미 낮부터 주요 노선 표가 사실상 매진된 상태였다.
따라서 수치상으로는 열차를 이용한 귀성객이 분명 줄긴 했지만 귀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등에서는 올해 귀성을 처음부터 자차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다수의 사람들이 타는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모씨(36)는 올해 귀성길은 자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임씨는 “통상 연휴기간에는 도로가 막힐 것과 피곤한 점을 우려해 SRT를 이용했었는데 올해는 자차를 이용하기로 했다”며 “아이와 같이 이동해야 하다 보니 대중 교통은 아무래도 꺼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속버스 이용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고속버스통합예매 시스템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 서울-부산, 서울-대구간 노선의 주요 시간대 좌석은 이미 다 매진인 상황이다.
좌석이 남아있는 버스는 심야시간대나 프리미엄 혹은 우등이 아닌 일반버스와 추가 배치된 버스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현 상황을 감안해 귀성을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진모씨(24)는 올해는 고향인 경주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진씨는 “기차표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코로나로 이동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도 고려해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며 “부모님도 웬만하면 내려오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안모씨(36)도 아내와 상의해 올해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안씨는 “사회적으로 이동자제 분위기도 있고, 직장 동료들도 대부분 올해는 내려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내와 상의해 올해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어른신들께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9일은 호남선과 전라선 등에 대한 온라인 예매가 시작된다. 예매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이며 이번에도 현장 발매는 없다. 추석 열차 예매가 마무리되는 9일이 지나 최종 예매율이 나오면 대략적인 이동량도 체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대중교통 예매율과 자차 이동량 등을 예상해 추석 연휴기간 특별 방역기간을 설정해, 전국을 대상으로 2단계 이상에 해당하는 방역세부지침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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