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코로나 앵그리’…사태 장기화에 ‘분노’ 쌓여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9일 06시 30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한 노래연습장에 폐업 현수막이 걸려있다. © News1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한 노래연습장에 폐업 현수막이 걸려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을 넘어서 분노와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일상이 제약된 데다 일부 방역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이 입길에 오르내리면서 분노·공포 등 심리상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울한 사람이 분노를 쉽게 느낄 수 있고 공포를 ‘우울의 극단적인 형태’라고 분석하면서 사람들과의 비대면 소통을 통한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9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지난달 25~28일 만 18세 이상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뉴스에서 어떤 감정을 가장 크게 느끼냐는 질문에 분노라는 응답이 8월 첫째 주 대비 11.5%→25.3%로, 공포라는 응답이 5.4%→15.2%로 각각 2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코로나19 검사나 마스크 착용 지시에 불응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비협조적인 모습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분노 감정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택한 감정을 느낀 이유와 계기를 간단히 적어달란 개방형 질문에서 분노를 선택한 응답자는 Δ비협조 Δ집단 이기심 Δ8·15 집회 Δ사랑제일교회 Δ정부의 안일한 대책 Δ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는 언론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응답자들은 Δ확진자 후유증과 Δ확진자 증가에 관한 소식을 들으며 공포감을 크게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조사 결과라며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만성적인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던 시민들이 이제는 분노까지도 느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우울과 분노는 심리학적으로 동전의 앞·뒷면”이라며 “극심한 우울이 다른 사람들에게 향하는 분노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만 열심히 해서는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고 공동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게 돼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불안의 극심한 형태가 공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불안의 극심한 형태가 공포라고 본다”며 “생계 위협이나 코로나19 후유증 등의 소식을 접하지만 해결되지 않는다는 좌절감이 공포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사람들을 만나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비대면으로라도 소통을 이어나가는 게 좋고 상황이 악화한다면 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을 직접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영상통화 등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우울한 심리를 극복하는 데 좋다”며 “혹여 사는 게 무가치하다고 느끼거나 염세적인 생각이 떠오른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 교수 역시 “가족이나 친구들과 비대면으로라도 자신의 감정을 얘기하고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며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들다면 상담사를 찾아가 심리 치료를 받거나 정신과 의사를 만나 약물치료를 받는 등의 방법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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