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기저질환과 면역상태 등도 봐야"
"현재까지는 쓸 수 있는 치료제로 판단"
인도 의사 300명, "혈장치료제 효과 X"
"인도와 한국의 제조기준 다를 수 있어"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렘데시비르를 중환자들이 숨진 것과 관련해 약효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말아달라며 재차 경계했다.
완치자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제작한 혈장치료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인도 논문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의 임상시험 결과를 더 중요하게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9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본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 관련 질문을 받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 면역상태, 약물 투여시기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망 여부만 가지고 약효에 대한 해석을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가 투약되는 환자들이 대개 이미 위독한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약 때문에 사망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설명이다.
질본은 전날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중환자 총 274명에게 공급했으나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당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를 설명하면서 “오해는 없길 바란다. 투약과 무관할 수 있다”고 예단을 경계했던 바 있다.
정 본부장은 “렘데시비르의 효과와 한계에 대해서는 이미 논문으로 발표된 자료들을 보면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입원 기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고 사망률, 치명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증환자에서도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고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며 “현재까지는 쓸 수 있는 치료제”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효능에 의문이 제기된 혈장치료제를 두고는 GC녹십자에서 진행하는 임상 2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정 본부장은 “인도 혈장치료제 관련 논문을 상세하게 보지는 못했지만 사용된 것이 어떻게 어떤 용량으로 제조됐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제조 용량,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우리 임상시험, 제조 기준과 인도의 것을 비교해 살펴봐야겠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임상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좀 더 중요하게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현지시간) 인도 의사들이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혈장 치료는 코로나19 사망률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추지 못했으며 중증 환자 증상 완화에도 특별한 효과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 4월22일부터 7월14일까지 인도 전역의 국립병원과 사립병원 환자 464명을 대상으로 혈장치료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을 실시했다. 해당 논문은 인도 의사 300여 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액 중 혈장에 있는 항체를 다른 환자에게 주입해 치료 효과를 거두는 방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3일 혈장치료를 긴급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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