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과 대림건설(주)이 시공, 7월15일부터 입주시작
아파트의 현관과 외벽, 지하주차장, 천장 등 각종민원 속출
시공사 "대부분 조치했고, 큰 문제 아니다"
“전기가 흐르는 콘센트에서 물이 흘러나온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그것도 입주가 시작된 지 2개월도 안된 새 아파트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요.”
전북 전주시 서신동 바구멀 1구역 ‘아이파크e편한세상’의 한 상가건물에서 실제로 겪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라고 입주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일반인이면 콘센트에서 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져도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다. 콘센트에서 물이 흘러도 당연히 안되지만, 전기로 인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 상가건물 콘센트에서는 장맛비와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달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듯 물이 콸콸 쏟아졌다.
당시 상황이 촬영된 10초짜리 영상을 확인한 결과, 콘센트에서 쏟아진 물이 건물바닥을 완전히 덮은 상태였다. 1~2분이 아닌 한참 동안 콘텐츠에서 물이 쏟아졌다는 의미다. 입주자들이 겪는 고통은 이뿐 아니다.
아파트 전기배관시설에는 물이 출렁출렁 차올랐고, 주차장도 물에 촉촉하게 젖기 일쑤다고 입주자들은 말한다.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천장과 옥상, 외벽 등도 금이 가거나 물이 새는 등 하자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이렇게 제기된 민원이 100건을 넘겼다. 특히 물과 관련된 민원이 여러 건 제기되면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입주자들도 늘고있다.
단톡방에서 입주자들은 ‘20년된 아파트에서도 없었던 지하주차장에서 결로(?)라니 정말 대책이 필요합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잘못하면 넘어져서 큰일날뻔 했습니다’, ‘저도 어제 지하주차장 바닥 물기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질뻔 했습니다.’ 등 서로의 안전을 우려했다.
바닥의 고인물로 낙상사고를 당한 입주자도 속출했다. 같은 단톡방에서 ‘우리 딸도 넘어져서 다쳤어요. 나이드신분들 다치면 골절되게 생겼어요’, ‘어제 지하주차장에서 저희 아이도 엉덩방아 찧고 미끄러졌어요.’ 등 수많은 민원이 제기됐다. 단톡방에서 입주자들은 아파트의 현관과 외벽, 지하주차장, 천장 등의 각종 문제를 제기하며 부실시공 논란을 제기했다.
한 입주자는 “결로를 넘어서 누수가 아파트 곳곳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각종 하자를 제기한 민원만 2달 사이 100건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입주자는 “안전사고 위험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전기시설에서 물이 흐르고 지하주차장에서도 물이 고이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쏟아진 아파트는 입주가 시작된 지 고작 2개월째인 새 아파트다. 시공사는 지난 7월 14일 전주시로부터 준공인가 전 사용허가를 취득했고, 입주자들은 다음 날인 15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3억원 이상의 많은 돈을 내고 입주한 아파트에서 불과 2개월 만에 황당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재개발공사는 현대산업개발과 대림건설(주)이 맡았다. 건설사들은 2018년 4월 19일 전주시로부터 착공신고를 취득한 후 2018년 4월 26일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취득했다.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의 공동주택 1390세대를 건립했다.
최명철(더불어민주당·서신동) 전주시의원은 “많은 입주민이 부실시공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시공사는 하자 문제를 빨리 해결해 입주민들의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결로와 누수 등과 관련된 민원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파트 내에서 결로 또는 누수와 관련된 민원이 있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민원이 해결돼 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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