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만에 문 열린 PC방 “숨통 트였지만 이중고 여전”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10일 14시 56분


광주 10일 정오부터 집합금지→제한 완화
핵심방역수칙 지키는 조건으로 영업 가능

“숨통은 트였지만, 한동안 수입이 끊겨 마음이 무겁네요.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죠.”

10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일곡동 모 PC방. 굳게 닫혀 있던 출입문이 19일 만에 다시 열렸다.

코로나19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광주 지역 모든 PC방에 명령된 집합 금지 조치(8월23일 자정 기점)가 이날 정오부터 집한 제한으로 완화되면서다.

음식 판매·섭취 금지, 미성년자 입장 금지, 전자 출입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좌석 한 칸 띄어 앉기 등 핵심 방역 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영업이 가능해졌다.

PC방 업주 박모(48)씨는 이날 영업 재개에 앞서 북구청 공무원들과 시설 소독에 구슬땀을 흘렸다.

컴퓨터 본체·키보드와 책상·의자 곳곳을 소독하며 손님 맞을 준비에 나섰다. 점심시간대 단골 손님인 대학생 2명이 이곳을 찾으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다만, 박씨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영업 중단 기간에 임대료·관리비가 고스란히 빠져나가 빚이 늘었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도 모두 버렸고, 평일·주말 종업원 6명도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매출이 절반으로 감소(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한 상황에 집합 금지 명령까지 덮치며 이중고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북구 문흥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44)씨도 이번 집합 금지 기간에 750만 원가량의 손해를 봤다며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PC방 업주들은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칸막이·환기구 설치, 실시간 소독 등으로 방역 수칙을 잘 지켜왔고 지역 PC방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과도한 규제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PC방 업주들은 “다중시설이 감염병 예방에 취약한 점은 인정하지만, 집합 제한·허용 기준이 실효성 있게 적용됐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제한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만큼, 방역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 정부에서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살펴달라”고 덧붙였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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