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에 50대 가장 참변…딸 “가족 한순간에 파탄” 靑 청원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9월 10일 15시 06분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치킨 배달을 하던 중 역주행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50대 가장의 딸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9월 9일 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사건은 지난 9일 오전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동의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던 B 씨가 중앙선을 넘은 뒤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사고에 대한 청원이다.

이 사고로 치킨을 배달 중이던 50대 A 씨가 숨졌으며, 당시 B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08% 수치로 전해졌다.

이후 인천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혐의로 B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해당 글을 쓴 청원인은 자신이 지난 9일 발생한 음주운전 역주행 사망 사고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히며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청원인은 “지난 새벽 저희 아버지는 평소처럼 치킨 배달을 하러 가셨다.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 배달을 간 지 오래됐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저희 어머니는 가게 문을 닫고 나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순간 119가 지나갔고 설마 하는 마음에 저희 가게에서 2km 근방에서 저희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하셨다”라며 “구급차는 이미 떠났고 남겨진 구급대원에게 오로지 한 가지만 물어봤다고 한다. ‘의식이 있나요?’. 대답을 해주지 않는 구급대원을 보고 이미 저희 어머니의 세상은 무너졌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은 “장애가 있어도 되니까 살려만 달라고 계속 빌었다고 한다. 대학병원 응급실을 받아주지 않았고 그대로 영안실로 내려가셨다”며 “그리고 따로 살고 있는 저에게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또 “자다가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와서 확인했다. 정말 우리 아빠가 맞을까. 하얀 천으로 돌돌 말려있는데 피가 너무 많았다. 얼굴을 들춰봤는데 진짜 우리 아빠였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미친 사람처럼 울고 있는데 경찰서에 출석을 하라고 하더라. 사망 사건 진술서를 써야 한다고, 살면서 처음 경찰서에 갔다”며 “작은 방에서 어떤 여자가 하염없이 울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우는 이유가 우리 아빠한테 미안해서인지, 본인 인생이 걱정돼서인지 궁금했다. 직접 가해 차량 블랙박스까지 확인했다”라며 “저 멀리서 오토바이 불빛이 보였고 아무 걱정 없는 아빠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사라지셨다”라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이 차량 속도가 몇인가요’ (경찰이) 말씀드릴 수 없다고 한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대로만 수사 부탁드린다. 가해자 얼굴 한 번만 보겠다고 했더니 경찰이 말렸다. 끝까지 안 보여줘서 그대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측에서는 경찰이 원하는 진술만 확보하고, 저는 궁금한 것을 하나도 해소하지 못했다. 조금 밉더라. 우리 아빠는 죽었는데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인터넷 뉴스에서 목격한 사람들의 목격담을 확인했다. 중앙선에 시체가 쓰러져있는데 가해자는 술에 취한 와중에 119보다 변호사를 찾았다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경찰서에서 난동을 안 피우고 나왔는지 너무 한이 된다. 제발 최고 형량이 떨어지게 부탁드린다. 아무리 실수여도 사람이 죽었고, 7남매 중 막내가 죽었고,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저희 아빠는 본인 가게니까 책임감 때문에 배달하셨다. 가게 시작 후 계속 직접 배달하셨다.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이 없으시다. 이렇게 보내드리기엔 제가 너무 해드리지 못한 게 많다. 제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서 미꾸라지로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거듭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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