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군 남면 명칭 내년 1월 변경 “브랜드가치 높이고 관광자원 활용”
주민들 80% 찬성해 기대감 표시
우리나라 국토 정중앙에 위치해 ‘배꼽마을’로 불리는 강원 양구군 남면 도촌리. 남면은 내년 1월 1일부터 ‘국토정중앙면’으로 명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양구군 제공
강원 양구군에 ‘국토정중앙면(面)’이 내년 1월 탄생한다. 10일 양구군에 따르면 현재 남면의 명칭을 ‘국토정중앙면’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최근 1개월 동안 주민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 가구의 80.1%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743가구 가운데 1367가구가 응답했고, 이 가운데 1095가구가 찬성, 272가구가 반대했다. 나머지 376가구는 기권 또는 불참이었다.
찬성 주민들은 국토정중앙면 명칭 변경은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유리하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은 글자 수가 많아 부르기 쉽지 않고, 각종 서류 작성과 행정업무 시 불편을 초래할 것을 우려했다.
양구군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군정조정위원회를 열어 명칭 변경을 심의·의결했고 변경계획안을 수립했다. 다음 달까지 관련 조례를 제정한 뒤 관련 공부와 각종 표지판을 정리해 내년 1월 1일부터 남면 대신 국토정중앙면을 공식 사용할 계획이다.
남면의 명칭 변경은 2002년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가 우리나라의 국토정중앙이라는 사실이 국립지리원과 강원대 연구팀의 조사로 확인되면서부터 제기됐다. 도촌리는 4극 지점인 제주 마라도(극남), 함북 은성군 유포면(극북), 독도(극동), 평북 용천군 마안도(극서)의 교차 지점이다.
이후 도촌리는 중앙을 상징하는 ‘배꼽마을’로 불리게 됐다. 2007년 5월 도촌리에 국토정중앙천문대가 문을 열었고, 2008년 9월에는 국토정중앙 상징조형물이 건립됐다. 또 같은 해 양구에서는 제1회 청춘양구배꼽축제가 시작돼 매년 여름 열리고 있다.
2018년과 지난해 남면에서 열린 ‘군민 소통의 날’, 주민들이 조인묵 군수에게 명칭 변경을 건의한 데 이어 올해 2월 ‘명칭 변경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면 명칭 변경은 급물살을 탔다. 조 군수는 “방위에 따라 명칭을 부여하는 구시대적 행정지명을 국토정중앙면으로 변경하면 일제 잔재 청산은 물론 지리적 가치를 활용한 지역 홍보에도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며 “국토정중앙을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원도내에서는 면 명칭 변경으로 지역을 널리 알리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주무대가 된 평창군 대관령면은 예전 도암면에서 2007년 9월 변경됐다.
또 영월 하동면과 서면은 2009년 10월 각각 김삿갓면과 한반도면으로 바뀌었다. 김삿갓면은 조선시대 풍류시인 김삿갓(김병연)의 묘가 하동면 와석리에서 발견된 것을 근거로 했고, 한반도면은 옹정리 선암마을 인근의 한반도 지형에서 유래됐다. 영월 수주면은 관내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이름을 따 2016년 11월 무릉도원면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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