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 5억 ‘큰손’, 알고보니 기아차 취업사기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03시 00분


600명에 150억 뜯은 30대 구속

“큰손 형님, 감사합니다.”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거액을 뿌려대 ‘큰손’ ‘대령’이라 불렸던 30대 남성이 수백 명을 상대로 취업 사기를 벌이다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구직자들에게 사기를 쳐 모두 150억 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A 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초부터 아프리카TV 등에서 ‘대령’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다른 진행자(BJ)들에게 ‘별 풍선’을 수시로 뿌렸는데, 한 달에 1억 원어치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의 방송에서도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운전석에 앉아 부를 과시했다. 자신을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며 한 달에 수억 원을 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는 이런 명성을 이용해 구직자들에게 돈을 뜯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부터 올 8월까지 약 600명에게 ‘기아자동차 등에 취업을 시켜준다’는 등의 거짓말로 각각 2000만∼6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무직인 A 씨는 취업사기로 마련한 돈을 대부분 인터넷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지도를 이용해 사기를 치려고 부자 행세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별풍선#큰손#기아차#취업사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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