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11일 중문 색달해변서 바다거북 방류
제주 중문 색달해수욕장…바다거북 방류지로 '최적'
15~30살 되면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번식
“영차, 영차”
따뜻한 모래사장 위에 오른 바다거북이 느리지만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바다내음이 나는 곳으로 향한 바다거북은 곧 푸른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11일 해양수산부는 국내에서 인공 부화에 성공한 바다거북과 구조치료 후 회복한 바다거북을 제주 중문 색달해수욕장에 방류했다. 올해는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 별다른 행사 없이 방류를 진행했다.
이날 제주 바다에 방류된 바다거북은 매부리바다거북 8마리와 푸른바다거북 8마리 등 국내에서 인공 부화한 16마리와 푸른바다거북 1마리, 붉은바다거북 1마리 등 구조·치료를 받은 2마리 등 총 18마리다.
해수부는 이 중 푸른바다거북 3마리에 위치추적이 가능한 인공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바다거북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바다거북 보전을 위한 생태연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중문 색달해수욕장…바다거북 방류지로 ‘최적’
제주 중문 색달해수욕장은 과거 여러 차례 바다거북의 산란이 확인되는 등 방류지로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가을철 서귀포 해상은 정치망이나 지망 등의 그물어업보다 갈치잡이가 한창이라 주변 해역에 어업용 그물도 적어 혼획될 위험도 적다.
특히 이곳은 먹이가 풍부하며, 따뜻한 태평양으로 이동하기도 쉬워 바다거북의 서식에 적합한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동물의 자연방류를 위해서는 해당 종이 서식하고 있거나 서식했던 곳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뜻한 수온과 바다와의 연결성 등 제주도가 최적의 방류지역이라는 게 해수부의 판단이다.
바다거북은 서식 지역도 넓은 동물이다. 모래사장에서 태어난 어린 바다거북은 바다로 뻗어 나가 수천㎞의 넓은 대양을 이동하며 성장한다.
이후 바다거북은 15~30살이 돼서야 자기가 태어난 해안으로 돌아와 번식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바다거북…환경오염으로 산란지 줄어 ‘멸종위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전 세계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은 연안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산란지가 줄어들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등갑무늬가 화려한 매부리바다거북은 과거부터 고가의 보석류로 거래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더욱 심각한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
해수부는 2012년부터 우리 바다에 출현하는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등 4종의 바다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 거북을 포획하거나 유통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어구 등에 걸려 좌초된 바다거북을 구조해 치료하고, 인공부화를 통한 종 복원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해양환경공단,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함께 인공 부화한 푸른 바다거북 총 88마리를 제주 바다에 방류한 바 있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방류되는 총 18마리의 바다거북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넓은 대양을 누비고, 제주 바다로 돌아와 산란하는 광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바다거북을 포함한 해양보호생물의 구조·치료와 증식 연구 및 자연방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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