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서지현 검사(46·사법연수원 33기)가 여성 자살률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생명권은 지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이들이, 20대 남성들의 지지율은 너무나도 소중한 이들이 어찌 여성의 생명에는 이다지도 소홀한가”라고 꼬집었다.
서 검사는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낙태죄 존치론자의 만능 키워드는 ‘태아도 생명이다’고 ‘생명보다 귀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불변의 진리”라며 “그러나 우리 일상생활은 그렇지 않다. ‘과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언제나 슬프고 아프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 수많은 여성들이 MeToo(미투)를 외치며 목숨 걸고 절규할 때, 20대 남성들의 정부 지지율이 폭락했다며 ‘지지율 떨어지면 안 되니 여성 이슈는 외면해야 한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과 그 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상을 맨눈으로 지켜보며 생긴 깊은 우울은 여전히 어둡고 저리다”고 썼다.
서 검사는 올해 여성의 자살률이 지난해 대비 Δ3월 17.3% Δ4월 17.9% Δ6월 13.6% 증가했고 이 중 20대와 30대 여성의 자살률이 현저히 증가했다고 제시했다. 지난해 여성의 자살 시도는 1만2899명으로, 8646명인 남성보다도 현저히 많다고 지적했다.
강력범죄 중 성범죄 비율이 91%라는 점과 코로나 국면에서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서 검사는 “이 정도면 국가의 최대 과제가 성범죄 예방 및 엄중 처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코로나로 왜 여성들의 자살률이 급증했는지 원인과 대책은 누가 고민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고(故) 설리에 대한 다큐멘터리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에 대한 글을 공유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20대 남성 지지율 운운하는 뉴스들과 태아도 생명체 운운하는 글들, 설리의 눈부신 얼굴을 보니 위에 가득한 쓰라린 신물이 눈으로 넘쳐나오는 기분”이라며 “코로나 사망자가 몇명이었더라”라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인물이다. 이후에도 내부 성추행·성차별 실태를 폭로하고 경직된 검찰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일련의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지난 1월 인사에서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양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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