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원로들 “국시거부 밥그릇 투쟁 아냐, 의대생 구제해달라”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11일 20시 36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중인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 News1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중인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 News1
대학병원 교수 등 의료계 원로들이 참여한 5개 의료단체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해 줄 것을 11일 정부에 거듭 요청했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와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5개 단체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5개 단체는 “환자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야말로 의사가 갖춰야 할 덕목임에도 지난 시간 우리는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의사들과 학생들의 분노와 좌절을 이해해 주고 의정협의체를 통해 보건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정부와 여당에게 감사하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의정 간 타결을 이끌어낸 협상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5개 단체는 “의대생들이 동맹휴학과 국가고시 거부에 나선 것은 단지 밥그릇 투쟁이 아니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삼는다는 아픈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들이 나선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도 대한민국의 다른 젊은이들처럼 공정에 민감하다”며 “의사 수 증원이나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을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하려 했던 것은 그들의 미래를 암울케 하는 반칙으로 봤다”고 주장했다.

5개 단체는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80시간 일을 하며,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들의 미래가 타인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현실과 마주 섰고, 스스로의 처지에 힘들고 속상해 있다가 이번에 그것을 한꺼번에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유급과 의사국시 거부라는 선택을 한 것은 선배들과 스승들의 잘못”이라며 “학생들은 구제되어야 하며, 의사국시 응시 대상자 3172명의 86%인 2726명이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의료인력 수급에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5개 단체는 “가장 큰 타격은 지금의 수련병원과 몇 년 후 이들이 군의관으로, 농어촌 공중보건의사로 일하게 될 공공의료 영역에서 현실화될 것”이라며 “그들의 공백은 취약계층 건강에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며, 이 문제를 단지 감정적으로만 다룰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칙은 중요하나 교각살우는 피해야 하며, 상처에도 불구하고 치유받은 경험이 좋은 의사를 향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의료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대승적인 결정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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