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9일 연속 100명대…당국 ‘2.5단계 해제’ 놓고 고심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2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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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6명으로 오히려 전날보다 21명 늘어났다. 또 9일 연속 100명대 확진자다. 최근 2주간(지난달 29일~이달 11일)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사례도 전체의 23.4%다. 방역당국 목표치(5%)의 5배에 육박한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2.5단계)의 시한이 13일까지인데 여전히 위험신호가 꺼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2.5단계 연장 여부 결정도 11일에서 13일로 늦춰졌다.

정부는 수도권 2.5단계 조치의 연장이 불가피할 경우에 대비해 식당, 카페 등 일부 중위험시설의 영업제한을 완화하는 ‘제3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점,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점은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다. 일반·휴게음식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2.5단계 조치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커지자 정부는 강도를 낮춘 ‘사실상 2단계’에 가까운 조치를 준비 중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시나리오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점 등의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매장 내 취식을 허용하는 방안이 있다. 좌석 한 칸 혹은 테이블 한 개를 사이에 놓고 띄워 앉는 방식으로 밀집을 막겠다는 것이다. 출입자명부 작성,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이다. 포장이나 배달에 대해선 명부 작성을 면제한다.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은 점을 감안했다.

오후 9시 이후 식당의 매장 내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출입자명부 작성과 거리 두기 같은 방역수칙은 기본이다. 식당 역시 포장, 배달 시에는 명부를 작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5단계 조치로 집합금지 대상이 된 학원과 스터디카페, 직업훈련기관, 실내체육시설의 영업 재개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중위험시설에 대한 영업제한 완화 조치에도 클럽,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2.5단계뿐 아니라 현재 비수도권 지역에 실시 중인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도 고위험시설 집합금지가 포함됐다.
서울 관악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지난 8월25일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울 관악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지난 8월25일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동량이 늘어나는 추석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2.5단계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60~70명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최근 확산세를 감안하면 2.5단계를 일주일 연장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3의 방법으로 일부 영업규제를 풀더라도 방역에 취약한 부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역조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임명된 정은경 청장은 임명 후 첫 브리핑에서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올 1월부터 단체 줄넘기를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함께 뛰는 동료를 믿고, 또 서로 간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줄넘기를 이어갈 수 있다”며 온 국민의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중위험시설 영업제한 완화 계획 등이 담긴 수도권 2.5단계 조정 방안 문건이 온라인상에 유출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인터넷에 유포된 문건은 실무적으로 검토했던 내용을 담고 있으나 현재로선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자료 유출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상운기자 sukim@donga.com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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