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 딸이고요. 손님 분 치킨 배달을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이 안 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치킨을 배달하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50대 사장의 딸이 당시 불만을 표했던 고객에게 사과의 답신을 남긴 사연이 알려졌다. 그가 남긴 글의 짧은 말줄임표엔 여러 감정이 깊이 배어있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9일 새벽 한 배달 앱에는 인천에 있는 A치킨가게 후기로 “배달도 오지 않고 연락도 안 된다”는 취지로 항의성 글을 올라왔다. 다음날 자신을 A가게 사장의 딸이라 밝힌 이는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는데 이해해주면 고맙겠다’는 답을 달았다. 현재 해당 앱에는 고객이 남긴 후기는 지워졌고 답글만 남아있다.
B 씨는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다고 한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게 맞다. 빗길이라 중앙선을 침범한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창호 법’을 적용해 B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씨와 동승했던 40대 남성 또한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려 차량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또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가 찾아 나섰다가 가게 근방에서 덩그러니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세상이 무너졌다”며 “(아버지에게) 못 해드린 게 많은데 마지막으로 가해자가 법망을 빠져나가지만 않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1일 오후 7시 반 기준 43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게시 30일 내에 20만 명 이상 동의한 청원은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담당 부처 장관 등이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11일 김병구 인천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사고에 대해 신속 엄정하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유족들에게는 “갑작스럽게 가장을 떠나보내신 아픔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B 씨의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오후 2시반경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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