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안 등에 반대해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집단 거부한 전국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1인 시위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홍보물 작성 등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체행동 잠정 유보가 국시 응시를 결정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8일 시작된 국시 실기시험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2726명(86%)이 시험을 거부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 40명은 13일 성명을 내고 “응시자 대표회의 결과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며 “이후 행동 방침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한 뒤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와 국회가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하는 순간 재차 단체행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단체행동 잠정 유보 의사를 밝힌 데는 집단행동의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의료계 내부에서 나온다. 대한의사협회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부와 잇달아 합의한 데다 강성파 위주로 꾸려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임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집단휴진(파업)을 접고 진료 현장에 복귀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본과 4학년생들이 단체행동 잠정 유보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정부는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13일 “단체행동 잠정 중단에 대해 정부로서는 환영한다”면서도 “(국시 응시에 대한) 정부 입장은 이미 밝힌 바와 같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는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기회 부여를 논의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며 “형평성과 공정성에 관한 문제여서 국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정부로서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일관되게 밝혔다.
앞서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11일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의료계 사태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학생들이 오늘의 아픔을 가슴 깊이 아로새기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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