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의사 국가고시 거부에 나섰던 의대생들이 다시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14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취재진과 만나 “(의대생들이) 시험 거부를 철회하면 시험을 무리 없이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생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의사 수급에 대한 문제, 신입생 선발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의대생들은 정부의 공공의대 신설 등 의료정책에 반발해 국시 응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이에 국시 시험 접수 마감을 1주일 연기했으나 응시대상 중 14%인 446명 만이 신청했다.
국민은 의대생들의 국시 재응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5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최 회장은 “(의대생 국시 재응시와 관련해) 현재 보건복지부와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정부는 우선 의대생들이 시험을 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줘야 (후속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지난 4일 의협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안정화 이후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안정화 이후’라는 시점 언제인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안정화’는 엄밀한 의학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측과 의협이 의학적 기준을 가지고 ‘언제가 코로나19 안정화’인지도 협의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관련 전문가들이 기준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과 정부 간 합의에 일부 전공의들이 ‘의협 단독 결정’이라며 반발한 것과 관련해 최 회장은 “심정적으로 많이 실망을 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다시 화합, 단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부 전공의들도 (지난) 9일 자로 복귀했고 의대생들이 시험 거부를 철회한다면 시험을 무사히 볼 수 있게 저희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며 파업을 이어간 전공의·전임의 10명이 경찰에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최 회장은 “고발이 다 취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의협은 지난 10일 대장 내시경을 위해 약제를 투약받은 환자의 사망사건 관련 의사 2명이 금고형을 선고받고 이 중 1명이 법정 구속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판결은 앞으로 의료현장의 빈번한 방어 진료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성명을 밝혔다.
다만 이 기자회견을 지켜 본 시민 2명은 “의료과실을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의협 주장은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각각 의료사고로 가족을 잃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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