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175명 후보 등록때와 비교
105명은 늘어나고 70명은 감소
전봉민 866억-한무경 288억 증가… “비상장 주식 실거래가 신고한 탓”
경실련 “검증 거쳐 검찰 고발할것”
올해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이거나 국회를 떠났다가 재입성한 의원 175명 가운데 15명은 재산이 후보 등록 때보다 1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해당 의원들의 재산신고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경실련은 14일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등록 국회의원 175명의 당선 뒤 재산신고액은 평균 28억1000만 원으로 후보 등록 때보다 평균 10억 원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국회에 새로 들어왔거나 원래 의원이었으나 20대 때는 국회를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당선된 의원들이다.
경실련은 이 의원들이 총선 후보 등록 때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던 지난해 말 기준 재산액과 올해 5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고지한 재산액을 비교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175명 가운데 105명은 후보 등록 때보다 재산이 증가했고, 70명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 가운데 3명은 재산신고액의 차이가 100억 원 이상 나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866억 원이 증가했고, 같은 당 한무경 의원도 288억 원이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신고 재산도 173억 원이 늘어났다. 경실련은 “이 3명의 증가액만 계산해도 1327억 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재산신고액이 이렇게 달라진 것은 3명 모두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보유한 비상장주식에 대한 가치 평가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 6월부터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는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6개월 내 거래가격 등 실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산출해서 신고해야 한다.
기존에는 비상장 기업의 주식 가치를 신고할 때는 주당 액면가를 기준으로 했다. 이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의 평가 기준이 총선 이후에 달라지면서 총선 전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액과 크게 달라진 의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재산신고액이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나는 의원은 12명이다. 국민의힘 소속이 이주환 백종헌 조명희 윤주경 강기윤 서병수 조태용 조수진 등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더불어민주당은 문진석 홍성국 이광재 등 3명이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도 17억 원이 늘어났다. 경실련 관계자는 “일부 의원은 본인과 가족의 부동산이나 예금 자산을 후보 등록 때는 빠뜨렸다가 당선 뒤 추가 신고하면서 변동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측은 “국회의원들이 후보 등록 당시 등록한 재산신고 내용에서 의도적인 누락이나 축소가 있었는지를 각 정당이 자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주택자였는데 총선 전 3주택자로 고지한 민주당 김홍걸 의원과 후보 등록 때 일부 현금성 자산을 빠뜨리고 신고했던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에 대해선 선거법 위반 여부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두 의원은 이에 대해 “실수로 누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당선 뒤 신고한 금액에서 큰 차이가 있는 의원들에게는 직접 해명을 요청한 뒤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2, 3주 내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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