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41일째인 15일, 마지막 남은 실종자인 춘천시청 기간제 근로자 A(57)씨의 가족 B씨가 이날 오후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에 참여한 이들에 대한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춘천시 측에 실종자 수색을 멈춰도 된다고 의사 표시를 했음을 밝혔다.
A씨의 딸인 B씨는 “그동안 저희 가족에게 닥친 극심한 불행을 함께 겪으며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기간제 근로자들의 의연했던 마지막 모습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고 기억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A씨는 춘천시청 환경정책과 소속 기간제 근로자로, 환경감시선에 올라 하천 부유물을 제거하는 것이 주업무였으나 의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6일 주업무가 아닌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에 투입됐다.
B씨는 이날 사고에 대해 “악천후 속에서 무서운 속도로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민간보트, 경찰정 등과 함께 필사적으로 막아 세우던 중 걷잡을 수 없는 유속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잠시 철수했다”며 “이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민간업체 직원의 고무보트 쪽으로 이동하던 경찰정이 안전경계선에 걸려 전복되고, 철수 중이던 환경감시선이 뱃머리를 돌려 경찰관과 주무관을 구하려다 역시 전복됐다. 그 이후 지금까지 저희는 매일 숨막히는 고통속에서 아버지를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사고 후 소방과 경찰, 춘천시청은 3만4000명 이상의 인력과 총 3500대 이상의 장비 및 수색견, 음파탐지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실종자 수색을 진행했다.
그 결과 15일 현재 실종자 6명 중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나 A씨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B씨는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주신다던 소방서장, 그리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 약속하신 시장의 약속은 악천후 시 수색 기준일인 15일이 훌쩍 넘도록 진정성 있게 지켜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실종자 수색은 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의 악천후는 물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규모 인력 동원이 어려워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난항을 겪었다.
B씨는 이에 대해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으로 수색에 참가하시는 분들의 고단함이 누적됐다”며 “아버지가 저희에게 소중한 분이셨던 만큼 그분들 또한 귀한 분들이시기에 더 이상은 무리라는 가족 회의 결과에 따라 저희는 9월11일 늦은 오후, 시청 측에 아버지를 찾기 위한 수색을 멈추셔도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춘천시는 이러한 실종자 가족들의 의사를 받아들여 서천리에 위치한 사고대책본부를 시청 안전총괄담당관실로 이전하고 수색을 일시중단할 방침이다.
수색은 북한강물이 맑아지는 시점에 민간과 합동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찰은 의암호 선박 사고와 관련해 춘천시청 관련부서 공무원 및 수초섬 관리업체 관계자 등 10여명을 입건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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